공공성 향상은 구호가 아니라 우리들의 책무이다.

▲ 사회적협동조합 휴먼케어 송유정 이사장

코로나 19의 화마가 지나가고 있다.

오늘 자로 누적 확진자가 7천5백명을 넘었고, 다행히 대구경북에서도 신천지 신도 대상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한다. 우리지역에서도 괴산의 경로당 집단 발병으로 잠시 불안했지만, 삼일 째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이대로 소강 국면이면 좋을 일이지만, 기저질환에 취약한 노약자들이 계신 노인병원, 요양원 등 전수조사를 다시 계획한다고 하니, 한편 다행이고 여전히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일 외에 불안과 공포 앞에 무력한 국민들은 연일 ‘마스크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오늘부터는 ‘구매이력제’를 통하여 ‘마스크 구매 5부제’가 실시된다고 하니, 혼란이 좀 잠잠해질까 기대를 품게 되는 건 사실이다.

스무날 이상 이어지고 있는 이 전쟁 속에서 사회복지사인 내가 주목하는 것은 ‘공공의료체계’의 작동이었다.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작동하였고, 국민은 공공의료체계를 믿고 견뎌내고 있다.

전국의 의료 현장에서 불철주야 검사와 치료를 위해 헌신하는 의료 인력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도입, 최근에는 ‘생활치료센터 등’ 촘촘하게 공공의료체계의 안전망 구축에 노력하는 관계 당국의 결단에 감동했다. 이쯤 되면 “내가 일본이 아니라 내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지 모르겠다.” 세금 낸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반짝 경기라도 살아난다는 선거철이지만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 일상... ‘사회적 거리두기’라 표현했지만, 우리는 코로나19의 불안과 공포는 국민 간 ‘상호혐오’로 왜곡되어 그나마 지탱하고 있던 공동체조차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사회복지사의 눈으로 이번 환난을 들여다보며 나는 지난 한달 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두가 무서웠다.

불안과 공포 속에 누구라도 피하고 싶고, 무력 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아쉽다.

안전을 위한 조처가 ‘사회적 격리’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나 할까?

확진자의 동선 경로가 공유되는 국민의 알 권리 속에서, 가장 신속한 조치로 ‘사회복지이용시설의 폐쇄’가 공공의 가장 즉각적인 결정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나는 지금까지도 의아스럽다. 전염병에 무지하지만, 폐쇄 조치가 그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인 이용자 안전대책이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는 없다. 사회복지사의 한사람으로서 사회복지사의 안전도 중요하다는 의견 앞에 할 말은 없지만, 무언가 아쉬운 선택이었다.

우리는 왜 의료인들처럼 할 수 없나.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하루 한 끼 경로식당 이용을 위해 노인복지관을 찾았을 어르신들에게 대안도 없이 폐쇄 조치가 정말 가장 특단의 조치여야 했을까? 그렇다면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우리 현장에서는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환난의 상황에서도 전문가 집단으로서 우리 사회복지사들도 현장에서 위기 대응 매뉴얼에 의해 작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금의 시기가 일상과 다르지 않기를 고대하며, 조심조심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재가서비스 최일선의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애가 타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일상을 유지하는 일.

그것이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임을 믿기에!

오늘도 굳세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