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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돌봄 중심 사회와 탈성장 시대
최인석 기자  |  nh8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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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3  19: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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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중심 사회와 탈성장 시대

 

   
▲ 사회적협동조합 휴먼케어 이사장 송유정

코로나 이후 돌봄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한 순간 ‘돌봄’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있었나?“ 싶으면서도 어찌보면 우리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돌봄’은 은연중에 소외되어 왔다고 생각이 드는건 감출 수 없는 속내이다. 나는 사회복지사이다. 지난 20년 동안 사회복지사로서 돌봄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제도개선과 처우개선을 위해 활동해왔다. 사회복지사였지만, 은근 ‘변방’이었고, 여전히 제도권 보조금을 통해 나의 월급과 조직의 운영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우리기관 핵심사업인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3년만에 품질평가를 받는 날이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대표적인 돌봄 일자리로서 지난 14년 동안 진화에 진화를 거쳐왔고, 이제 겨우 최저임금은 준용할 수 있는 일자리로 거듭나 있다. 게다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는 돌봄종사자들의 일자리나,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일자리는 피차일반이다. 아니,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충청북도에서도 사회복지종사자 임금 단일화 논의가 불이 붙고 있는 이 시점에 씁쓸한 단상이다. 물론 사회서비스 품질 평가는 아주 잘 받았다. 우수한 성적이란다. 그런데 평가 후 전문평가위원들의 이야기가 가관이다. ”직원들 일은 이렇게 많이 시켜놓고, 기관장님! 실무자들 급여 좀 더 주셔야겠습니다.“ 아! 부끄럽다. 올해 20년차 나도 물론 호봉, 직급 나몰라라 아껴쓰고 저축하며 운영비 보조 없이 지금까지 단단히 버티고 있는데, 외부 평가위원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직원들과 큰 차이없이 받아가는 나의 급여가 20년차 사회복지사인 나에게는 내심 자부심이었던건데.... 심히 부끄러웠다. 평가 총평을 나누며, 평가위원들과 고생한 실무자들 앞에 두고 내년도에는 실무자 처우개선에도 힘쓰겠다고 공약하면서도 내내 씁쓸하다.

돌봄도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 저임금에 비전문적인 일자리로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어왔던 분야. 낮은 임금과 불안한 근로환경으로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은 우리 돌봄 일자리는 우리 사회복지영역에서도 어쩌면 지금도 그저 자원봉사의 영역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로 경로당, 복지기관 등 제도권 거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 간접서비스로 전환되었을 때, 유일하게 가동되어야 했던 분야는 의료영역과 돌봄영역이었다. K-방역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을 때 우리 사회는 엄지척을 외치며 의료진들의 수고를 치하했지만 그 이면에서 필수 노동분야로 의료진과 함께 현장을 지켜온 돌봄 인력의 노고는 조명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달라졌다. 어떠한 경우에도 멈출 수 없는! 대체불가능의 노동 분야라는 인식의 재발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일각에서는 4차 혁명시대를 이야기하며 대대적인 일자리 감소가 예고되며 돌봄도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겠냐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회자되지만 AI의 보급이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 대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 목도하였다. 환자가 기저귀를 갈지 못하고, 위생이 담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방역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돌봄의 공백은 ‘간염의 공포’ 이상의 직접적인 공포라는데 누구도 반기를 들 수는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돌봄 재난’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겠는가? 사회적 관계를 넘어 가족 간 접촉도 공포가 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돌봄없이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펜더믹 속에 제도권 돌봄이 문을 닫았고, 공적 교육체계 내에서 아이들은 너무나도 당연한 학교조차 갈 수 없는 상황을 우리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돌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며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곳에서 우리 ‘돌봄 일자리’는 부상되고 있다.

나는 코로나를 계기로 우리사회가 ‘돌봄 존중의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행 중 다행은 그래도 있는 법인지. 필자가 볼 때, 2022년 전국화를 앞두고 통합돌봄체계로의 전환이 가능하겠나 우려가 컸었는데, 펜더믹 사태 이후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케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세계화, 규모화’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 안전보다 앞서는 효율은 없다. 마을별, 지역별 로컬이 뜨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고별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자연스럽게 마을별 통합돌봄의 시대로의 연착륙이 가능해지는 건 아닐까? 기대를 품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공급자 중심의 전달체계로는 주민의 욕구에 부합할 수 없다. 맞춤형 통합돌봄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더 이상 돌봄의 대상이 취약계층이 아니라, 코로나를 통해 보았듯, 우리는 누구나 돌봄의 대상이고 돌봄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일찍이 대규모 전염병이 한순배 돌아야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이 모색되었다고 하지 않던가?

코로나 시대에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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