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Smombie)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때 

▲ 최 은 희 (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 쉽게 손을 놓기 어렵다. 그러나 과다노출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만만치 않다. 2011년 CNN은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중독되어 튀어 오르는 팝콘처럼 크고 강렬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는 것을 팝콘브레인 현상이라고 보도하였다. 습관처럼 자주 스마트폰을 보고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팝콘브레인을 의심해도 될 것이다.

2015년 독일은 처음으로 스몸비(smombie, smartphone + zombie)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의 걸음걸이를 빗댄 것으로 스몸비는 극단적인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드러낸다. 2019년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어린이 생활안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은 보행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의 사고율은 그렇지 않은 학생 대비 10.7%p 높았으며,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위인 점을 고려한다면 보행안전, 교통안전 측면에서 예방방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스몸비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해 각국은 스마트폰을 보며 보행시 벌금을 부과하거나 가로등에 부딪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두툼한 쿠션을 가로등에 두르기도 하고 스마트폰 전용도로 마련 및 길바닥 LED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였다. 우리나라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위험 안내 표시 및 로고젝터를 활용하여 보행자에게 경각심을 주거나 LED 바닥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대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다. 충북에서는 2019년 제천시민회관 사거리에 처음으로 LED 바닥 신호등을 설치하였으며 2020년 충주시 갱고개, 영동군 현대쇼핑 앞 이외에는 설치했다는 뉴스를 듣지 못하였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몸비들은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에 눈길을 두고 걷는다. 스마트폰 활용으로 얻는 만족감이 매우 높아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익히 알고도 쉽게 간과한다. 적절한 사용에서 과의존으로 가는 다리는 아주 매혹적이나 이에 따른 건강과 안전의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개인은 균형잡힌 활용, 스스로 절제하는 노력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자체는 보행 및 교통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