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정의로운가?

사회적협동조합 휴먼케어 이사장 송유정 

▲ 사회적협동조합 휴먼케어 송 유 정 이사장

특별히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정의’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사회복지는 ‘분배’를 다루는 영역으로 ‘정의’는 우리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늘 견지해야 하는 철학적 담론이고 화두가 아닐까...

과연 정의로운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근로기준법 준수에 따른 고용관리는 사업의 기본이다. “좋은 일자리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는 가치를 전면에 내걸고, 사업을 운영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우리는 흔히들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장은 가끔 모순에 빠진다. 정의는 거기서부터 삐끄덕거리기 시작한다.

올해부터 30인 이상 사업장은 법정 공휴일에 대하여 모두 유급휴일을 적용해야 한다. 작년까지는 5월 1일, 노동절 하루에 대하여 유급휴일을 적용했던 것과 달리, 사업장 입장에서는 무척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월급제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으나 문제는 시급제로 운영되는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이다. 급여의 원천이 근로시간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노동한 시간에 대해서만 급여를 제공해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법이 변경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사업장의 의무이다. 그런데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에 대하여 일제히 반기를 든 곳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핵심인 노인장기요양법 상의 『○○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의 결정이 그것이다. 고용노동부 질의에 대한 회신의 왜곡된 해석을 첨부하여 법정 공휴일에 대하여 유급휴일을 적용하지 아니하여도 된다는 방침을 시달하였다는 것이다.

정부의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의 후과는 크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향상하기 위한 전달체계로 국가가 직접 제공하는 것만큼 바람직한 방향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지역별 한두 개 공공조직이, 나날이 급증하는 사회서비스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이미 어불성설이다. 그러하기에 공공의 파트너로 공공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 사회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경제조직의 확대가 더욱 시급한 실정이다.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은 좋은 일자리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는 확신으로 지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 노무조건을 제시한다. 지역의 필요를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끊임없이 지역에 제안한다. 제대로 된 일자리 세팅 후에 공동체적 운영의 가치를 불어넣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경제조직에게 아픈 사건이 발생하였다.

과연 정의는 과연 정의로운가? 다시 묻게 되는 순간이다.

서울의 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시립요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시립요양원은 노동조합이 있는 대규모 요양시설로, 평소 근로기준법 준수 뿐 아니라 일상적인 직원교육, 근무수칙에 따른 운영이 체계화된 곳이지만, 불가피하게 노인학대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사회적협동조합인 법인은 규정에 의거, 징계위원회(노사 동수 3인 구성)를 소집하게 되었고, 절차에 따라 정식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의뢰, 조사 결과 ‘정신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고 이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에서는 규정에 따라 해고 결정 처분이 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대응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정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안을 대함에 있어 노동조합은 공공성에 기반 한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 사회복지사 및 요양보호사는 노인학대신고의무자로서, 우리들의 정당한 업무행위에 대하여 존중하여야 하며, 법정 기구의 결정을 수용하여야 한다. 노인학대를 범한 종사자가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인의 정당한 업무처리과정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는 없다. 조사과정에서 증언한 동료들의 갈등을 부축이고 거짓 선전과 비방을 일삼는 행위를 노동조합이 해서는 안 된다. 최근 붉어진 제반 상황을 지켜보며, 참 아프다.

정의란 무엇인가?

다수의 이익만이, 자신의 조직을 지키는 것만이 ‘정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집단 이기주의」가 ‘정의’라는 말로 포장되어도 되는 것일까?

어쩌다 노동조합이 이런 무분별한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정의’는 과연 정의로운가?

참된 ‘정의’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