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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비밀 네트워크’를 아는가?
최인석 기자  |  nh8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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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09  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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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비밀 네트워크’를 아는가?

 

 

 

   
▲ 에이플러스성공자치연구소 정문섭 대표이사

나는 매일 아침 집주변과 인근 청주대학교 운동장과 캠퍼스를 돌며 운동 겸 산책을 한다. 그때마다 사시사철 달라지는 자연환경을 보노라면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에 잠길 때가 많다.

독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논픽션 작가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숲 해설가 페터 볼레벤은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라는 책에서 ‘우리가 자연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저자는 다섯 살 무렵의 어린 시절에 할아버지 댁에 놀러갔다가 골동품 시계를 선물로 받는다. 시계의 부품별 기능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받자마자 해체를 한다. 당연히 해체된 부품들은 재조립해서 원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패한다. 조립이 끝났어도 몇 개의 부품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나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생태계에서 ‘시계의 톱니바퀴’ 역할을 하는 동물이 늑대라고 한다. 인간은 늑대만 멸절시키면 목동들의 적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늑대가 사라지자 자연의 미세한 시계장치도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강의 흐름이 바뀌고, 지역적으로 멸종하는 조류도 많아졌다. 인간이 자연에 손을 대자 균형이 깨지면서 엇박자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은 시계장치의 톱니바퀴처럼 수많은 부품으로 조립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각 부품들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자연은 모든 일이 순리대로 돌아가도록 내버려둘 때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인간이 생태계에 손을 떼면 뗄수록 원상태로 복귀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자연의 힘은 일종의 분배장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물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무가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여름날 성장한 너도밤나무는 갈증을 느꼈을 때 빨아들이는 물의 양이 500리터나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흡수한 물은 다양한 과정을 거쳐 소비되고, 대부분은 나뭇잎의 숨구멍을 통해 증발된다고 한다.

빛은 인간은 물론 자연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상에 사는 생물 중 빛의 도움 없이 사는 생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아울러 저자는 ‘나무의 비밀스러운 사생활’ 책을 통해 숲속도 생태계의 인터넷인 우드와이드웹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나무도 주변에 적이 나타나면 향기 신호를 내뿜어 다른 나무들에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주변의 나무는 이러한 신호를 받아들여 방어물질을 수피로 보내게 되고, 정신없이 나무를 뜯어먹던 곤충이나 포유동물들도 식욕을 잃고 달아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뿌리도 다른 나무의 뿌리에 화학신호와 전기신호를 통해 중요한 소식을 전달한다고 한다.

늦가을이 되면 나뭇잎들은 바람과 함께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들이 토양을 뒤덮으면 산책을 할 때마다 운치 있는 가을의 낭만적인 발자국 소리를 지어낸다. 그러나 낙엽도 엄밀하게 말하면 나무가 볼일을 보고 버린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을 문화라고 설명한다. 문화는 도구의 사용과 더불어 인류의 고유한 특성으로 간주된다. 반면에 인간이 만들거나 변화시키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자연이라 부른다. 인간이 손대지 않은 숲은 자체적으로 기후를 형성하며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간다.

영국의 생물학자 스티브 존스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사물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갈파했다. 그러나 자연은 그런 인간에게도 적응이나 멸종이냐 오직 두 가지 길만 제시한다. 인간도 멸종하지 않으려면 자연에 적응해야 하고, 그러려면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맛있는 음식을 비롯한 의식주와 더불어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행복, 사랑, 평화와 안락함도 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동식물 등 생명체와 상생하는 가운데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는 인간이 만든 어떤 네트워크보다 더 사회적이고, 더 자발적이고, 더 정교한 것이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라며 인간도 이에 거스르지 말고 적응해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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