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지가 않어

▲ 청주시 복지정책과 주거복지팀장 이상종

부럽지가 않어

‘부럽지가 않어’는 최근 가수 장기하의 곡이다. 노래지만 바로 앞에서 말하듯 또는 중얼거리는 듯한 곡이다. 가사 내용도 쉽다. 의미도 명확하다. 고음도 없고 멜로디도 단순하다. 고등학교 3학년 교사 버전이 나왔고 시부모님과 사는 며느리 유튜버도 패러디하였다. 가벼운 바람에 흔들리지만 그 성질인 곧음을 지키는 대나무와 같은 노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 허겁지겁 쫓아가고 정신없이 쫓겨 다니는 것에 대해 나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찬찬히 생각해 보라고 타이르는 것도 같다. 아무리 앞에서 자랑질해도 헛수고 라고 한다. 더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또 덜 가진 것에 대해서 비교하며 짜증 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라는 가사도 있다. 나만 생각을 똑바로 하고 흔들리지 않으면 되고 화를 내서 무얼 하나 짜증을 내서 무얼 하나다.

참 쉬운 이치다. 인생을 가까이 보면 비극이고 멀리 보면 희극이라고 하여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나를 잊고 세상과 주변을 공전만 하고 스스로 나아가고 자전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두는 조금이든 많게든 갖고 있다. 그것을 따져 비교우위 만사에 부러운 마음을 갖는다면 참 피곤한 삶일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람과 사람은 생김새부터 성격 등이 완벽하게 다르다. 몸도 좌우비대칭에 손가락, 발가락, 눈 모두 같지 않다. 똑같은 존재는 절대 불가능하고 차이가 분명하게 있다. 세상이 그렇다. 그러니 비교하여 부러워하고 짜증 나면 살 수 없다.

며칠 전 마을에서 제일 꼭대기에 있는 산 밑 집을 지나가다 마을 앞산을 보고 계시는 동네 할머니와 이야기하게 되었다. 외지인인데 그냥 젊은이여서 반갑다고 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으셨다. 걸음걸이가 불편함에도 집안 주방에서 커피도 한잔내어주셨다. 굳이 비교하자면 젊은이고 노령이고 또 조금 건강하고 조금 불편한 정도의 차이만 있다. 두 사람을 비교할 필요도 가치도 없고 그냥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데 편안했다.

할머니는 바라보고 있던 앞산이 예전에는 장도 보고 제사를 지내러 가던 길었다고 한다. 몇 십리 길이지만 그래도 지름길이어서 고마운 길이였다고 한다. 지금은 이용하지 않아 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수 없이 넘었던 그 길은 지금도 구석구석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단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을 보고 있으셨다.

그냥 부러운 마음만 줄이고 빼면 짜증도 없고 더없이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아주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