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실종아동 가족에 대한 관심을

▲ 최은희(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제주도로 한 달 살기를 떠난 실종아동 조유나(10)양의 가족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실종아동이란 단어를 보며 잠시 생각해본다. 사회복지를 오래 공부하고 있지만 ‘실종아동’에 관한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지난 학기 딱 한번이다. 청소년복지를 강의할 때 ‘가출청소년’이란 꼭지로 다루었던 기억은 있다. 가출청소년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연락이 두절되었기 때문에 ‘실종’으로 보지만,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자발적으로 집을 나온 것이라 부모와 아동 모두 비자발적으로 당하는 ‘실종’과는 차이가 있다.

2005년 우리나라는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2012년에는 ‘실종아동 등의 조기 발견을 위한 사전 신고증 발급’을 시행하여 조기 발견을 위해 주민등록증 발급이 불가한 만18세 미만 아동 등의 보호자가 아동의 정보를 사전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결과 2020년 기준 대상자 890만명 중 480만 명(54.5%)이 등록하였다. 2013년에는 만14세에서 만18세로 연령을 상향 조정하여 대상자를 확대하였고 실종에서 가출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2021년 실종아동 등 실태조사 연구(보건복지부, 2021)’에 따르면 실종신고가 접수된 대상자는 86,701명으로 만18세 미만 아동은 62,552명(72.1%), 지적장애인 등 24,149명(27.9%)이다. 연령상으로는 중고등학생이 42,099명(48.6%)으로 가장 높고, 성인이 19,439명(22.4%), 초등학생 18,826명(21.7%), 미취학아동 6,330명(7%)의 순이다. 신고된 건수 중 발견 86,277명(99.5%), 미발견 424명(0.5%)이다. 다방면의 노력과 찾기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는 아동은 만18세 미만 아동 369명(87.0%), 지적장애인 55명(13.0%)으로 이들의 실종년도는 2016년 이전이 371명(87.5%)으로 장기실종자가 대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실종아동찾기 관련 시스템은 국내 유일의 실종아동수사기관인 ‘실종아동찾기센터’가 있으며, 가족지원사업, 시설보호아동의 신상카드 접수 및 열람사업, 실종예방사업, 실종관련 홍보, 연구조사사업, 보호시설 점검 등 6가지 사업을 제공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의 ‘실종아동전문센터’가 있다. 그러나 아동권리보장원의 사업이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종아동 가족을 위한 복지는 실종아동을 찾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살피는 것에는 소홀하다. 자녀를 찾는 과정 동안 직업을 상실하거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피폐해지고, 자녀의 실종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거나 남은 자녀에 대해 방관하는 등 가족관계는 위기에 봉착한다. 또한 일정기간 지나 자녀를 찾았을 때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 등 실종아동 가족이 직면한 어려움을 보듬는 섬세한 사회적 손길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영화 ‘ 사랑이 지나간 자리(1999)’는 잘 보여준다. 오래전 영화라 그럴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사회적 시스템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장기실종아동의 부모들은 노인이 되어간다. 노인이 된 부모들은 실종된 자녀가 역으로 부모를 찾기를 희망한다. 지난 학기 실종아동 관련 논문을 읽을 때 학생이 말한다. ‘실종아동 부모는 다 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드시네요’.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미발견 장기실종자 424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가족이 묻고 사는 아픔을 사회가 어루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