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간에서 살고 싶다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난 매일 가덕면 내암리에서 30분을 마을산길을 걸어 내려와 금거리에서 미원 출발 버스를 타고 청주대앞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은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린다. 조금 덜 소요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오전과 오후 퇴근 시간대면 더 걸리는 경우가 있다.

주로 어르신들의 이동이 많은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된다. 거동이 불편하시기에 높은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시간, 승차권 태그하는 시간, 자리에 이동하는 시간이 다른 연령대와 달리 더 걸린다.

난 매일 이 광경을 보면서 출퇴근을 한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내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내 부모가 이렇게 매일 버스 타기 전투를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넘어 슬퍼진다.

그래서 종종 페이스북에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몇가지 제시하곤 했다. 하지만 변화는 없다.

육거리 가는 어르신들의 목적은 농산물 판매, 병원방문, 소일거리 찾기 등이다. 특히 어르신들이 집중하는 시간대가 오전 10시전후이고 오후 4시전후이다. 이때만이라도 저상버스가 집중 배차 된다면 ‘계단 오르내리기 전투’는 쉬워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생각한다. 청주가 충북이 어떤 삶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지.

대중교통의 편의성이 높아야 한다. 화성시를 필두로 아동청소년과 노인에게 무상교통을 시행하고 있다. 시흥시는 아동청소년에게 무상교통을 순천시는 아동청소년 100원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흥이나 화성은 재정여건이 좋아서 무상이라고 하지만 청주보다 재정여건이 열악한 순천은 어떻게 100원 요금제를 할 수 있을까.

청주시는 수백억원의 예산을 대중교통에 투자함으로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 당연히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저상버스에 있어서도 전국 평균이 27%임에 반해 청주는 25.9%로 낮은 수준이다.

육거리는 노인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뜨거운 햇볕이 들때도 시골어르신들은 보따리에 이것저것 농산물을 챙겨 오신다. 육거리 인도 곳곳에 열악한 환경에서 소일이면서 생계적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다면 육거리 시장과 별개로 인도를 최소한 기후에 대응하는 공간을 제공하면 어떨까.

국민연금 미가입자 문제도 관심분야다. 충북도의 국민연금 가입율은 57.2% (2020기준)이다. 그렇다면 미가입자 중 법적 적용제외 되신분들외에 납부예외자는 주로 실업, 사업중단등의 사유로 납부를 하지 못하신분들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올하반기부터 일정자격을 갖춘분들에게 지원금을 일부 지원하지만 결국 자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남부예외자로 남는다. 문젠 미납부로 인한 법정기간을 채우지 못한다면 노후소득보장은 멀어진다. 그래서 그들의 노후 보장을 위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안정된 주거도 챙겨져야 한다. 금리인상으로 그나마 대출로 내집 마련을 했지만 3고 시대의 가계 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경제여건에 따라 주거가 불안정성을 주어서는 안된다. 필자는 그 대안이 사회주택이라고 판단한다. 연령, 가족구성형태, 직업등 사회활동형태 등등에 따라 원룸부터 중형규모의 다양한 사회주택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과 거주 기간이 보장되는 형태라면 주거는 안정될 수 있다. ‘소유보다는 거주’라는 사회주택의 슬로건처럼 팬데믹으로 변화되어가는 사회환경, 경제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부상중이다.

교육이 챙겨지는 도시가 성장가능성이 높아진다. 학비로 고생하는 학생보다는 공부로 ‘고생’하는 학생들이 많아야 한다. 결국은 사람이 경제다. 성장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다. 대학까지 무상으로 지역내 성장펀드를 조성하고 그로 인한 성장을 지원하는 사회시스템이 만들어진 도시, 대학과 연계된 지역사회가 학교가 되는 도시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한가지 덧붙이면 학교교육과 함께 학령기 학생들이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꿈꾸게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꿈지원펀드를 만들어 국내외 다양한 경험의 시간을 갖는 지역은 어떨지. 공립형 대안학교인 은여울중고등학교, 사립형 대안학교인 양업고와 간디학교의 실험과 교육과정처럼. 대학 또한 더욱 깊은 꿈지원활동이 만들어 져야하지 않을까. 은퇴자에 대한 꿈 또한 인생 2막의 아름다운 노년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건강한 자신을 만들어 가기 위한 지원 역시 학령기와 동일한 형태로 지원하는 지역사회를 꿈꾸어본다.

이렇게 몇가지 생각을 제시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사람, 환경, 문화, 주거, 건강, 교통 등등 모든 면에서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재설계 된다면 우리는 그때 "행복하다“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꿈을 함께 꾸어 보는 생각과 대화가 지역을 행복하게 만든다.

p.s 뭣 때문에 안된다는 생각보다는 될려고 하는 생각이 먼저여야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