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돼요

▲ 청주시 복지정책과 주거복지팀장 이상종

앙 돼요.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않되요를 앙증스럽게 또 귀엽게 표현을 했었다. 뭔가를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위치에 상황에 따라 아무렇지도 않기도 하지만 굉장히 어렵기도 하다.

상대방에게 안 되더라도 하면 그의 지위와 처한 여건에 따라 반응과 반발력도 여러 가지다. 앞에 있는 그가 힘이 센 경우라면 엄청 부담감과 용기의 말이다. 거기에 평소 일관성 있는 뚜렷한 소신의 행동을 하지 못했다면 더욱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예스라고 쿨하게 맞춰줄 수 없다. 상식적으로 옳고 그름의 상황은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모두가 양보가 필요한 세상살이 평균의 법은 각각의 상황을 모두 배려할 수는 없다.

부정의 답을 할 때는 마음이 편하기도 불편하기도 하다. 시원하기도 아쉽기도 하다. 또 분명한 태도에 박수받을 때도 있지만 매정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래도 상대방이 원하는 답을 못 해줄 때는 확실한 답으로 불필요한 기대를 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만사형통은 아니다. 때론 긴 설득의 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도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진실의 사과 다툼에서와 같이 입장바꿔 이해하지 않는 설득은 의심과 더 큰 반발을 부른다.

안되는 것일수록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안되는 것이니 얼른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은 시험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사람 사는 세상은 후딱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끝도 없는 욕심과 기대에 모든 것을 맞춰줄 수는 없지만 간절한 상황이라면 앙 돼요라는 귀여움 그 이상의 부드러움이 필요하다.

오늘도 우리는 누구에게 간절한 마음에 눈길을 보내기도 받기도 한다. 열 번을 다 단호하게 안 되요라고 해야 할 사안이더라도 뒤돌아 가는 그의 어깨와 발걸음의 무게를 살펴보자.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와 눈길을 주고받는다면 시간 지나 둘에게는 평안한 미소가 함께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