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담당 장관 임명하자

▲ 세종시 사회서비스원 황명구 사무처장

세종시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시청은 물론 출자출연기관도 마찬가지이다. 혁신안을 마련하고 혁신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준비했다. 지난주 혁신보고대회가 있었다. 혁신보고 과정에서 최민호 시장께서 기본방향을 말씀해주셨다. 경제, 품위, 외로움이 키워드였다. 특히 혁신을 위해서는 전문성과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사회서비스원 보고후 시장께서는 영국에 외로움 담당장관이 있다고 언급하시면서 우리나라도 외로움에 대한 관심과 대처가 시급하다 하셨다.

너무 공감이 가는 말씀이셨다. 외로움 장관이 있다는 것도 충격이었다. 자료를 찾아보았다.

영국은 몇 년전부터 혼자사는 노인들의 외로움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각종 단체를 통해 지원하고 있었다. 영국은 75세 이상 고령노인 절반이 혼자 산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 1주일 내내 소통하는 사람이 없다. 복지선진국이지만 개인의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외로움 해소를 위한 장관을 둘 정도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독거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1인가구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1인가구는 약720만 가구로 전체가구의 33.4%에 달한다. 전통적인 4인가구 이상 400만에 비하면 1.8배에 달하는 숫자이다. 젊은층부터 노인까지 혼자의 삶이 사회적분위기처럼 되었다. 1인가구가 증가한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인가구중 세대에 따라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외로움 같은 심리적문제로 자살 등 사회적 문제의 증가가 1인가구에서 많이 발생한다.

외로움이란 홀로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말한다. 열등감과 함께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대단히 고통받고 심혈관계질환에 노출되며 극심한 무기력증을 느낀다. 보통 술, 담배, 마약 등 여러 가지 일탈행위에 노출되어 최악이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간다.

외로움을 겪는 사람은 우울과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장년과 노년층은 배우자와 둘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체력이 약해져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특히 심한 질병으로 누워 지내게 되거나 배우자가 사망하여 혼자살게 되면 외로움은 극심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의 4고(苦痛)중 하나가 외로움문제이다.

외로움은 누구나 갖고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사회적동물이기에 사회관계망속에서 일정부분 해결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영국정부도 나선 것이다. 우리도 외로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와 우리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외로움으로 인해 자살 등 위험군에 노출된 사람들을 복지 의료 심리적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복지에서는 위험군을 찾아서 종합적 사례관리를 한다. 의료에서는 병리의학적관점에서 약물 등으로 치료한다. 심리상담분야에서는 개인 또는 집단으로 외로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개별적 접근으로는 우리사회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로움을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 체계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하고 지역사회연대를 통해 사후관리까지 하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외로움은 우리사회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외로움으로 더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다.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자. 우리나라도 외로움 담당장관을 임명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