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에게도 정책적 관심을!!

▲ 최은희(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여름 노인복지관 평가를 다녔다.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이 65세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늘 줄 알았는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있었다. ‘조금 있으면 나도 다녀도 되겠군’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엄마도 다니시는데...’ 잠시 묘했다. 노인복지관 이용가능 연령이 넓은 것은 좋았으나 엄마와 내가 같은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모녀를 위한 프로그램이면 가능하겠지만 웬지 중장년층‘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충북 중년층의 생활실태(50-64세 707명 대상)조사를 잠시 들여다보면 현재 삶에 만족하는 수준은 3.43점, 건강수준은 3.2점 정도로 긍정적인 반면, 38%가 평균 1억원의 부채가 있고 부채에 대한 부담감은 3.53점으로 높다. 부부갈등은 주로 생활비 지출, 가사역할 분담 때문에 일어나며, 이로 인해 최근 1년간 이혼 생각을 해봤다는 응답이 29.4%이었다. 이혼생각은 남성(24.7%)보다 여성(33.7%)이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50-64세 19.4%, 60-64세 40.1%로 60대 초반의 이혼 생각이 높았다. 노후생활비로 부부는 275만원, 1인가구는 197만원 정도가 필요하나 연금과 금융소득으로 충당을 해도 51~53만원 정도는 부족하며 재취업을 통해 해결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즉 노후준비가 되지 않아 오래 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더구나 국민연금 수령 전 명퇴, 퇴사를 하여 소득이 없는 중장년층은 현재 생활비가 부족하고 친구들과의 교류를 꺼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만 마련하면 중년층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일자리 제공을 한다 해도 일을 할 수 없는 건강이 취약한 중년층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일자리 제공만으로는 결혼생활을 오래 하였지만 여전히 가정 내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이 부분,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찍었다가 찢은 가정, 졸혼을 꿈꾸는 중년 등의 가슴 속 사정을 시원하게 풀어 줄 수 없다. 의료지원이, 상담시설이 필요하다. 가족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지만 지금껏 이런 시설들과 관계없이 살아온 중년층에게는 정보가 없고 있어도 문턱이 높게 느껴질 뿐이다. 낯선 것이다.

지자체가 보듬어야 할 대상자는 청년과 노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중년도 있다. 12개 광역지자체가 인생이모작, 생애재설계 조례를 제정하여 중장년을 지원하고, 중앙정부가 중장년 고용・일자리정책, 인생3모작 기반구축 계획, 노후준비 지원계획 등을 수립하는 동안 충북의 중장년 정책은 답보상태다. 충북은 중장년 관련 조례도 없다. 중장년은 인구구조의 핵심이며 허리이다. 생애주기별 복지정책이 텅 비어있는 중장년에게도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