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 김 규 철 (서원대학교 교수)

이야기는 돈이고, 이야기는 능력이고, 이야기는 산업이며, 이야기는 미래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왜냐하면 겉으로 바라본 세계는 사실(fact)의 세계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진실(true)은 속을 봐야 알 수 있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에서는 겉으로 보는 사실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겉으로 보는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이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상상력이란 문제의 속을 살펴보는 것이고 결국 진실을 보는 것이다. 상상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도 이야기를 만드는 상상력은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어떤 말을 옮길 때는 3가지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

첫째, 그 말이 진실인가?

둘째, 그 말은 선한가?

셋째, 그 말은 유용(중요)한가?

이 셋을 따져봐야 한다. 진실, 선함, 유용성(중요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런 말은 어디에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매력적이지 않으므로 우리는 무시하고 넘어간다.

만약에 위의 내용을 이야기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여기 그 좋은 예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3체 문답법’이라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자.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말했다.

“방금 자네 친구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그의 입을 막으면서 말했다.

“잠깐만, 내게 그 얘기를 해주기 전에 우선 시험을 3개 통과해 줬으면 좋겠네. ‘3개의 체’라는 시험일세.”

“3개의 체?”

“나는 타인에 대한 얘기를 듣기 전에 우선 사람들이 말할 내용을 걸러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네. 내가 ‘3개의 체’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서 말이네, 첫 번째 체는 ‘진실의 체’일세. 자네가 내게 얘기해 줄 내용이 진실인지 확인했는가?”

“아니,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을 뿐이야.”

“좋아, 그럼 자네는 그 얘기가 진실인지 모른다는 말이군. 그럼 두 번째 체를 사용해 다른 식으로 걸러 보세. 이번에는 ‘선의 체’일세. 내 친구에 대해 알려줄 내용이 선한 것인가?”

“천만에! 그 반대야”

“그럼 자네는 내 친구에 대해 나쁜 것을 얘기해 주려하고 있군.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자, 이제 마지막 ‘유용성의 체’가 남았네. 사람들이 내 친구가 했다고 주장하는 그것을 내게 말하는 것이 유용한(중요한) 말인가?”

“뭐,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가 내게 알려 주려는 내용이 진실도 아니고, 선하지도 않고, 유용(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라면 왜 굳이 그걸 말하려고 하는가?”

자 어떤가? 이렇게 이야기로 풀어서 말하니까 내용이 쏙쏙 들어오지 않는가? 이렇듯 이야기는 쉬우면서도 전달하기도 쉽다. 이야기는 오래 기억된다.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온다. 결국 이야기는 힘이 세다.

당신이 복지에 관해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 아이디어는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없게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야기를 다른 말로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스토리텔링이란 그냥 ‘이야기하기’가 아니라 ‘의미 있는 이야기하기’다.

즉 잘 만든 제품이라 하더라도 잘 만든 이야기로 만들어질 때 세상으로부터 호응과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사양 산업이라고 모두들 말하는 1차 산업인 농업도, 2차 산업인 제조업도 이야기와 함께 한다면 또 다시 불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보다 이야기를 잘 만드는 사람이 뜨는 시대가 될 것이다. 결국 당신의 능력은 이야기를 잘 만드느냐 못하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지금, 당신 눈앞에 놓여있는 복지에 관한 문제들은 무수히 거절당하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당신은 상대방이 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에 당신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로 만들어 설득한다면 상대방은 설득을 넘어 마음으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지금 잘 만들어진 ‘의미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