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생기
 

                                                                            사회적기업(주)휴먼케어 대표 송유정

▲ 사회적기업(주)휴먼케어 송유정 대표

오피니언 칼럼!

과분한 명예에 걸맞게 걸출한 주제를 놓고 글을 써야 하지 아닐까?

선거 끝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복지 현장의 한사람으로서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바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특별한 주제 없이 공론화된 자리에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하랴..

나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올해 나이 마흔 두 살,  그간 나는 철저히 “내가 중요한 삶”을 살아왔다.

척박했지만 사회적 경제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신이 났었고,  충분하진 않지만, 두 아이 키우는데 아쉬움은 없었다.

이제 겨우 인생의 반 정도를 살아놓고...  잘 살았다 자족하려는 것인가?  속내는 따로 있다.

실은 어제 내 마음 같지 않은 동료 때문에 속이 상해 밤잠을 설쳐가며 씩씩거렸다.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적어도 이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해결 되는 일 하나 없음에도 도대체 참을 수가 없었는지..

그 새벽에 당시 내 편이 되어 주지 않았던 또 다른 동료에게 원망을 섞어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고야 말았다..   이성의 끈은 안드로메다로 간 것인가?

겨우 추스르고 아침에 출근을 해서 오는 8월 사회보장위원회 민간위원회에 보고 예정이라는 「커뮤니티 케어 종합계획」을 보면서 시선이 곱지 못하다.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 돌봄」이 실현되는 일이 어디 한 두해 중요한 일이었는가?

꼬인 시선은 끝내 부끄러움으로 변한다.  당사자는 나의 이런 부침을 알지도 못하겠지?

신 새벽에 날벼락 같은 메시지를 받고도 “어떤 마음인지 잘 안다”고 이른 아침 나를 위로해주는 메시지를 보내 온 애맨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아! 눈을 떠보니...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나는 폭력을 행사한 것이었다.  반성에 반성이 꼬리를 물어....

문득 나를 바라본다.

유난히 생기없는 매무새가 거슬리기 보다는 생기없이 매마른 영혼이 먼저 보였다.

아! 내 영혼의 생기 어디 갔나?  초심을 기억해야 하겠지.

쉼이 내게 생기를 찾아줄 것인지...   화해가 평화를 가져다줄 것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척박함을 핑계로 나는 내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삶이 다른 이의 어떤 삶보다 ‘정의’롭다는 데 자신했다.

다만, 내 정의가 다른 이의 정의에, 내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다른 이의 생각을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 인가보다.

나의 자기애를 돌봐주고 이해해 준 동료가 있어서 내가 그마나 영혼에 생기를 가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지.

무조건 함께 해 주는 ‘우리’에게 감사를 전한 뒤 나를 돌아보아야겠다.

다행이다. 6월이라. 

하룻밤만 자고나도  불쑥 올라오는 생명이 싱그러운 계절이니 곧 생기를 찾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