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돌봄의 최일선 현장을 보았다.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현진 교수

▲ 김현진 교수(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아동복지사업은 대체로 중앙정부에 의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아동에 대한 사업 내용은 크게 요보호아동지원, 아동권리, 아동복지, 아동보호 사업으로 분류되며 요보호아동지원은 다시 입양과 가정위탁지원, 아동복지는 아동복지시설 운영,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운영, 드림스타트, 디딤씨앗통장,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교사 등으로 아동보호는 아동학대 예방 및 지원과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 가정 내 아동안전사고 예방 등으로 시행되고 있다.

보통 사회복지 영역의 아동복지라 하면 위의 내용처럼 정리한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다양하지만 대개 시설보호나 방과 후 돌봄, 아동학대 예방이 주를 이룬다.

최근 돌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에 분류한 영역 외에 마을공동체 회복을 통한 마을돌봄, 온종일돌봄, 다함께 돌봄 등 유사사업이 많이 펼쳐지거나 기획되고 있지만 위에 펼쳐진 사회복지 영역 안에서 실현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어느 영역에서 이루어지든 마을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아이들을 함께 잘 키우겠다는 취지는 같다. 다만, 주민조직에 의한 자생적 돌봄체계가 만들어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이 함께 이 사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돌봄 사업은 1996년 보건복지부 주관 하의 초등돌봄교실 운영으로 시작되었고 여전히 지역주민의 수요와 만족도가 가장 높지만 현실적으로 그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 영역에서의 돌봄이나 방과후학교의 공급부족은 결국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초등돌봄교실 운영은 한정된 예산으로 단기 인력 중심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고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돌봄교실을 무작정 증설하는 것은 돌봄 담당교사의 행정업무 증가로 이어져 정작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 지역돌봄환경의 구축은 장기적으로 정주 안정성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항목이므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더는 미룰 수가 없다.

아동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돌봄교실 외에 지역아동센터가 운영 중이나 이용인원이 한정되어 있고, 이용자격에 제한이 있어 돌봄이 필요한 다양한 가정의 아이들을 모두 수용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아동돌봄이 당면한 문제이기에 최근 마을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일부나마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일고 있다. 정말 자생적으로 우리 지역에서 학교 밖 돌봄 교실이 운영되고 있고 동네에 따라 작은도서관이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는 곳도 많다.

희망제작소 강현주(2017)의 연구를 보면 아동돌봄을 위한 마을협력 모델을 도출하기 위한 구성요소로서 ‘인적 자원, 지역인프라, 공동체 문화, 학교 개방성,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및 협력’ 등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지역은 어떠한가? 최근 청주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동네에서 행복씨앗을 심기위해 노력하는 돌봄공동체 운영자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어떻게 이 길을 들었는가하는 질문에 그냥 ‘엄마’로서 ‘엄마’마음으로 동네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는 이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댓가가 지불되는 일도 아니건만 스스로 동네아이들을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서관 문을 열어 놓고, 플리마켓으로 아이들 간식비를 마련하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너무나 귀해보였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앞서 제시한 5가지 조건 중 겨우 일부 지역의 인적자원만 찾아내었다. 이들을 지원할 지역 인프라도 있어야 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는 공동체 문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협력도 따라야 한다.

한 개인이 홀로 마을을 변화시키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귀한 자기 시간을 내어 묵묵히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