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를 생각하며

                                                                                이 병 하 (충북도의회 전문위원)

▲ 이 병 하 충북도의회 전문위원

지난 3월 11일 제가 아는 친구로부터‘탈핵은 마라톤입니다’라는 장문의 카톡을 한 통 받았었습니다.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가는 물고기들, 환경호르몬으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인간의 피해. 이 모든 것이 인간의 탐욕이라면? 1인 1비움 실천은 탐욕의 대안입니다.’라는 권유의 글과 함께, ▲휴지, 물 평소보다 적게 쓰기 ▲개인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손수건 갖고 다니기 ▲안 쓰는 코드 뽑아놓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이 각자 실천하고 있는 1인 1비움 내용을 빼곡히 나열해 놓았습니다.

잠깐의 캠페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벌써 10여 일째 매일 10~12명 정도의 1인 1비움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내용을 담은 카톡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도 21일째 되는 날, 개인 컵 사용으로 종이컵 사용을 줄이겠다는 작은 다짐을 카톡에 올렸습니다.

탈핵을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시작이 필요하고, 이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친구의 탈핵 운동 방식을 보며, 문득‘나비효과’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은 미국 기상학자 로렌쯔는 기상변화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초기값을 약간 바꾸었을 때,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른 기후패턴으로 나타난 점을 발견하고, 1972년 미국과학진흥협회 강연을 통해“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개 짓을 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날 수 있다”라는 흥미로운 명제를 공론화시키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사실 ‘나비효과’란 말은 1952년 미스터리 작가인 브래드버리(Bradbury)가의 단편소설 ‘천둥소리(A Sound of Thunder)’에 처음 등장했는데, 이를 로렌쯔가 인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나비효과는 과학의 영역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영역 대부분에서 발생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 차용되고 있습니다.

나비효과는 개인의 소소한 행동이 전체와 연결되어 영향을 끼친다는 상호연계성과 인과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간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별 것 아닌듯한 행위들이 향후 인류에게 예상치 못한 큰 재앙이 될 수도 큰 혜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지금까지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다양한 영역의 사회운동을 지속해오면서 타인에 대한 비판은 열심이었지만, 정작 내가 지금 일상적으로 하는 말이나 행동을 점검하는 데는 소홀해 왔던 것 같아 반성이 됩니다.

오늘부터는 스스로 일상의 행위들을 하나씩 점검해 봐야겠습니다.

환경문제를 위해,

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토네이도를 일으킬, 희망을 품은 나비의 날개 짓이 되기 위해서 말이죠.

사소한 듯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의 작은 실천들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