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야 할 커뮤니티 케어

                                                                      황명구  충북도청 사회복지정책보좌관

▲ 황명구 충북도청 사회복지정책보좌관

최근 정부가 지역사회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발표했다. 지역사회통합 돌봄 의미는 케어가 필요한 주민(노인, 장애인 등)이 본인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받으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고 지역주도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지역사회 내에서 서비스를 받으면서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정책이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에는 1단계부터 3단계까지로 구성되었고, 2026년 이후 현 정부가 끝나고도 지속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 지역의 자율성과 창의성, 지역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투입활용, 함께 만들어 나가는 사업으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연계사업을 동시에 진행하여 사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도 많다.

첫째, 기존 실행했던 정책과 차별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희망복지지원단,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을 실행했다. 사회복지 서비스 중복 등을 막아 효율적인 서비스를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상과 분야의 집중성에만 차이가 있고, 기존 정책과 큰 차이는 없어 보여 안타깝다.

둘째, 지역 특성에 맞도록 구상해야 하며 단계적 실행을 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기관과 보건의료 인프라, 지역의 자원을 종합화하여 통합조정을 통해 실행한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도시, 중소도시, 소도시 등 아주 다양한 형태의 도시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인적 물적 자원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또한, 지역의 특성도 아주 많이 다르다. 이런 지역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중요한 대안인데 실제 작은 소도시는 전문가 찾기가 쉽지 않다. 자원 또한 한계가 많아 어려움이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 것인가.

셋째, 통합과정에 기존의 복지시설과 보건기관 그리고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통합과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세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과 갈등만 남는다. 우선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자원연계가 쉽지 않다. 지난 정책들이 실패한 주요 핵심원인 중의 하나가 대상자와 자원의 비공유이다. 실제 공유노력을 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많았다. 대상자에게 전달되는 서비스의 중복을 해결해 내지 못했다. 마찬가지다.

넷째, 예산의 문제이다. 통합 또는 신규센터가 만들어질 때 인건비와 운영비, 사업비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초창기는 중앙정부가 지급한다고 한다. 그러나 해마다 증가하는 예산에 대한 것은 지방정부가 책임지는 형태이다. 지방정부는 불만이 많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사회복지예산을 떠넘기는 형태여서 참여하는 민간기관들은 불안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나름 성공한 커뮤니티케어 정책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우리도 쉽게 정착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왕 시작하는 것이라면 충분한 검토와 시범사업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해 보았으면 한다. 더불어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반복되는 제도의 실패가 결국 현장의 사회복지기관과 종사자, 대상자인 모든 국민들만 혼란스럽게 한다. 이번 커뮤니티케어 사업만은 그동안 반복됐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