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생각

▲ 충북도청 노인장애인과 이상종

차를 끌다 보면 연세가 있거나 직장 상사를 모시고 운전할 때가 있다. 목적지를 가는 길까지 안전하게 운전도 해야 하지만 무료하지 않도록 말 상대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색하거나 불편한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담도 있었다.

그래도 우선은 안전이다, 신호와 규정 속도를 잘 지키면서 운행한다. 그런데 신호등이 많은 곳을 거치는 동안은 본의 아니게 더 긴장된다. 정지 신호등이 들어오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앞으로 쏠리는 것을 의식하고 준비하는 운전자보다 동승한 사람이 더 크게 움직여진다. 사실 쏠림이야 관성의 법칙이라 어쩔 수 없는데 미안함이 있다. 그런데 요령이 생겼다. 브레이크를 쓸 때 살짝 밟았다 띄기를 하면 울컥거림이 덜 했다.

사실 아주 어려운 분을 모시고 갈 때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어색할 수밖에 없다. 관심사도 잘 모르고 또 지금 어떤 기분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행이 수면을 취하면 운전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 걱정에 함께 동행 해 줄 동료도 찾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오롯이 운전자의 마음이다. 차 안에서의 작은 배려도 좋지만 불편한 분위기를 안 만들려는 어색한 노력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때로는 침묵이 편안할 수도 있다.

잠시도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듣고 봐야 할 것들도 많아졌다. 바쁘고 긴장의 연속이다. 그래서 가장 큰 휴식은 쉼이다. 그리고 조용히 창밖 풍경을 음미해 보는 여유와 쉼을 바랄지도 모른다.

고속열차는 묻지 마 하며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데려다주지만, 시간의 단축 이외에는 별 감흥이 없다. 칙칙폭폭 완행열차는 논두렁, 계곡 강물 등과 계절의 변화와 만나게 해 준다.

괜히 혼자 고민하지 말고 편안하게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 쉬고 싶으시면 주무셔도 돼요 라고. 상대방의 생각을 묻지 않고 하는 혼자만의 생각은 이제부터는 그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