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안 종 태 충청북도곰두리체육관장

▲ 안 종 태 충청북도곰두리체육관장

우리나라에서 구직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로 판가름하는 기준 중에 한 가지가 ‘4대 보험’ 적용여부 일 것이다. 그 중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핵심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국민연금이 최근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17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에서 저출산 등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시점이 기존의 추계치보다 3년 앞당겨져 2057년에 고갈될 것이라 예상이 발표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다는 3포 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7포 세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당장 먹고 살아가는 현실에 급급해 먼 미래의 일을 생각할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눈에 비쳐진 작금의 국민연금이 노후의 삶을 위한 국가의 사회보장제도라는 믿음을 가지기 점점 혼란스러워 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의무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는 임의 가입자가 2015년 20만명이던 것이 2018년 7월 기준으로 34만명 3천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 의무가입 상한 연령인 60세가 지났음에도 계속 보험료를 납입하는 임의계속가입자도 2017년 30만명에서 2018년 7월말 42만 여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소득 취약계층보다는 고소득층의 노후준비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역차별 논란이 일기도 한다.

유럽의 복지선진국들도 경기침체 장기화, 고령화 등의 사회변화에 대응해 연금개혁을 시도해 왔다. 특히 스웨덴은 15~64세 인구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30년 39.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2025년에 일하는 세대가 임금의 36%를 보험료로 내야 할 판이었다. 결국 1985년 시작한 연금 재검토 내용은 적게 내고 많이 받던 ‘확정급부형 연금’을 자기가 평생 납부한 보험료와 평균 소득증가율 수준의 이자를 총자산으로 산정하는 ‘확정기여형 연금’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념과 여야를 떠나 정당들이 함께 개혁안 마련해 14년에 걸쳐 국민들을 설득하여 1998년 최종적으로 단행한 스웨덴 국민연금 개혁 내용은 오래 일하수록 연금이 늘어 조기 은퇴를 억제하고, 젊은 세대가 고령자의 연금을 부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소득 재분배 기능이 사라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연금급여액이 낮은 이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최저보장연금’을 국가 재정으로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스웨덴의 연금 개혁은 정당들이 오랜 시간 협력의 정신과 타협하려는 의지를 통해 개혁안 만들고 함께 국민을 설득한 초당적인 협치가 이루어 낸 성과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도 정당간의 협치를 통해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일구어 내고 이를 기반으로 제도 개선을 시도한다면 충분히 사회보장제도의 본질인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해 나가는 연금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대통령께서 8월 2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외국의 연금 개혁도 오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루어 졌기에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회와의 충분히 논의하고 여론도 넓게 수렴해서 정부안을 마련하라는 당부가 스웨덴이 연금개혁을 위해 걸어온 길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