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복지와 민간복지 역할 생각할때 ’

▲ 충북도청 황명구 사회복지정책보좌관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공공성이란 단어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21세기 초반부터 공공성이라는 단어만큼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없는 것 같다. 교육공공성, 의료공공성, 방송공공성, 공기업의 공공성, 건축의 공공성, 건물의 공공성 등이 논의되고 있다.

최근에는 사립유치원 비리 관련하여 공공성논란, 철도노조 파업에서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정부 들어와서 복지정책의 대부분이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맟추고 있다. 그런데 공공성이란 것이 무엇일까? 모든 것을 국가나 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것이 공공성인가?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공성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을 하는지조차 궁금하다. 자칫 책임전가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복지의 공공성을 이야기하니까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한다. 또한 기대도 많이 하고 있다.

독일 헌법학자 루돌프 스멘트는 공공성을 인민(시민), 공공복리, 의사소통(공개성) 3가지 요소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공공성은 공공연함, 일반적 이익의 영역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의미한다. 둘째, 공공성은 공개적 토론, 공개절차에서 진리, 결백 및 정의가 획득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셋째, 공공성은 단지 수단이 아닌 자체 목적으로서 고양된 의미를 내포한다. 넷째, 공공성은 집단적 생활영역의 주체 즉 인민을 의미한다. 다섯째 공공성은 현대국가의 가장 고유한 과제의 본질을 의미한다.

결국 공공성의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정리하면 공공성은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공개적인 의사소통의 절차를 통하여 공공복지를 추구하는 속성을 말한다고 한다.

복지정책으로 추진하는 사회서비스원, 커뮤니티케어 등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공성 강화이다. 공공성강화를 통해서 서비스수혜자에게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각종 사회복지기관이 전환된다.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통해 품질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직접 제공위해 올해 4곳 시도단위에 설립하여 22년은 17개 시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서비스 제공기관을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직접운영하고 신규설치 시설들(장기요양, 노인돌봄, 활동보조 등)을 우선 위탁하며 위불법이 발생했거나 평가결과가 저조한 시설 또한 직접 운영한다. 그러나 한계점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사회복지현장은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

사회서비스원이 생기면 본인이 속한 기관이 과연 포함될 것인가? 포함 안되는 곳은 급여 등 처우 면에서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 공공성이라고 하는데 공무원처럼 급여가 안정적으로 노후보장까지 가능한 것인지. 상당히 소요되는 예산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 또한 일반 사회복지기관들은 앞으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 등등

사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전달체계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동사무소 명칭만 보더라도 정권에 따라 명칭이 바뀌었다.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행정복지센터로. 중요한 것은 주민과 더 가까이 사각지대 없는 곳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력을 통합하여 운영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운영에 있어서 변화는 뚜렷하지 않다. 공공의 영역을 강화하는 역할만 했다. 민간의 주영역이던 사례관리 등을 공공영역으로 가져가면서 오히려 중복이 초래되기도 했다. 복지기관 또한 그렇다. 그동안 복지변화를 통해 종합복지관이 주축이다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아동복지관 등으로 분리 운영되면서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은 시스템으로 구축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민간위탁으로 민의영역에서 운영되었던 사회복지기관들이 공공성 강화를 위해 회수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공공성은 좋지만 민간과 공공 영역의 기능과 역할의 혼란이다. 공공성으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 민간의 영역이 무엇인지 재조정을 해야 한다. 지금은 민과 관이 연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제 집행하는 중간기관들이 겪는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복지정책 방향이 공공성강화는 맞지만 민간의 영역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재조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나 자치단체 즉 공공의 영역을 민간이 책임지고 해왔다. 다시 공공화시킬 것이라면 민간의 영역도 공공화에 버금가는 기능과 역할, 책임과 의무, 그만큼에 처우개선을 해주어야 한다. 민간의 복지기관들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번 정책이 일부 공공 영역화 되는 기관들만의 잔치가 되는 것은 아닐지 상당히 우려스럽다.

공공성은 인민(시민), 공공복리, 의사소통(공개성) 3가지 요소가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공공성 전환을 위해서 사전 충분한 의사소통을 했는가? 시민들과 공공복지를 위해 어떻게 하면 공공성 강화가 될 것인지를 최소한 복지인들 만이라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혼란스럽지 않으면서 믿고 민간영역에서도 제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한번 공공성을 위한 복지정책속에 소외되는 민간복지기관이 없었으면 한다. 그런 정책이 앞으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