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 청주복지재단 남미옥 상임이사

무심천 벚꽃이 한창이다. 노란 개나리도 활짝 피고 하얀 목련은 흐드러지다 못해 지기 시작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꽃놀이를 나가지 못하니 갑갑하다. 차창 밖으로 꽃을 보자니 좀이 쑤시기도 한다. 남녘 어디는 해마다 열리던 꽃 축제가 취소되었어도 사람들이 몰린다 하니 누구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가보다.

‘코로나 19’로 우리들 일상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여러 명이 모이는 것이 금지되다보니 외식, 음주, 노래방과 같은 문화가 자취를 감췄다. 다수가 모이는 모임, 회의 등이 제한되니 음식점이나 가게들이 문을 닫았거나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제 근로자나 일일 고용 노동자들은 일을 하지 못하여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 실업률이 최고치에 이르렀다니 탄탄한 월급 근로자를 제외하고는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간다운 삶을 유지해주는 의, 식, 주는 기본적인 소비활동 위에 이루어진다. 이런 소비활동에 어려움이 생기면 사람들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급속하게 우울해진다. 그러므로 경제적인 어려움은 복지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고 정부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경제적 지원을 하려고 한다. 아동수당을 비롯하여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긴급재난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등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지원 정책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역상품권, 지역화폐 등으로 지원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정보에 어두운 계층에게는 이러한 지원에 관한 상세한 정보제공과 사용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오늘날 보편적 복지를 많이 강조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복지는 사각지대나 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작은 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이에 대한 대응에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복지관 경로식당이나 시내 공원 등에서 제공하던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으면서 노숙자들이나 무료급식 이용자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이야말로 오랜 기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 ‘코로나19’에도 당연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쪽방촌이나 고시원에 거주하면서 신분 증명이 어려워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이들까지 지원할 수 있는 촘촘한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영향을 크게 받는 영역 중 하나가 학교이다. 개학이 지연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는 순차적 개학 후 온라인 수업을 결정했다. 당장 온라인 수업을 받기 위한 기기가 없거나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가정이 문제다.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의 경우 인터넷, 디지털 기기가 없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자녀 가정에서는 아이 수대로 스마트기기를 마련해야 하느냐는 물음도 나온다. 교육부가 기기를 대여하고 통신비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은 존재할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번 더 주위를 둘러보고 살펴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사회가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각박해지고 자신 외 누구를 돌아보거나 배려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런 때일수록 좀 더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용기를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