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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주는 교훈
최인석 기자  |  nh8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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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07  19: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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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주는 교훈

 

 

A+성공자치연구소 대표 정문섭

 

   
▲ A+성공자치연구소 정문섭 대표

코로나 이후 생활은 많이 바뀌었지만 매일 산책하고 주말에 등산하는 일과는 쉬지 않고 계속되는 나의 소중한 일상이다.

산책을 하고 등산을 하다보면 매일 같이 만나는 것이 자연이다. 특히 자연을 이루는 주축인 나무는 계절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면서 때로는 기쁨을 주고, 때로는 삶의 교훈을 주기도 한다.

산에서 주운 밤을 삶아 먹는 맛과 주운 도토리로 자연산 묵을 해먹을 때의 기쁨, 산수유 열매를 따서 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내겐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나무는 우리에게 열매를 통해 ‘소확행’이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겨주곤 한다.

그러나 나무에서 얻는 행복은 이뿐이 아니다. 이따금 산행을 하다 보면 기이한 나무를 본다. 연리지(連理枝)가 되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나무가 있고, 나무에 구멍이 뚫려 속은 거의 썩어가는 데에도 아랑곳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건사하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우리는 나무에 대해 평소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인간은 오래 살아봤자 백년을 넘기기 힘들다. 그러나 나무의 수령은 수백 년은 기본이다시피 하다. 심지어 수천 년이 된 나무들도 수두룩하다. 나이로 따져도 나무는 최소한 고조부모 뻘은 된다.

나는 1년에 한 번은 태백산 정상에 올라 주목나무를 만난다. 내가 만나는 주목은 나이테가 없어 육안으로는 수령을 측정하지 못하고 줄기에 구멍을 뚫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데 수령은 900년 이상일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곳 일대에는 수령이 3백년 이상 된 주목나무가 4천 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므두셀라’라는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1957년 과학자 에드먼드 슐먼이 생장추를 이용해 나이를 측정한 결과 5,0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경에서 969살까지 산 것으로 묘사돼 장수의 상징, 노아의 할아버지와 같다고 하여 ‘므두셀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5,000년 가까이 자랐음에도 성장기를 지난 후엔 100년에 고작 3cm 정도 굵어질 만큼 아주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실제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이런 나무들은 이렇게 오래 살면서도 인간에게만큼은 한없이 베풀기만 한다. 나무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인간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준다. 봄에는 화사한 꽃으로 기쁨을 선사하며,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가을에는 열매를 안겨주며, 겨울에는 땔감을 주기도 한다.

미국 출신 쉘실버스타인(1932~1999) 작가가 동화형식으로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책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에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며, 매달려 놀고 그네도 타며, 사과도 먹고 숨바꼭질을 했다. 피곤해지면 나무 그늘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서 소년은 물건 살돈이 필요하자 사과를 따서 가져간다. 후에 많은 세월이 지나 소년은 나뭇가지를 베어서 집을 짓는다.

또 시간이 지나 소년은 나무줄기를 베어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난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서 소년이 다시 돌아오는데 나무는 안간힘을 다해서 굽은 몸뚱이를 펴서 밑동을 내논다. 그래도 나무는 밑동에 앉아서 지친 몸을 쉬고 있는 이미 늙어버린 소년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행복해했다는 이야기다.

전편에 흐르는 내용은 나무는 소년에게 그야말로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고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의 고마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최근 ‘나무의사’ 우종영씨가 지은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무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삶의 스승이라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나무는 자라기에 앞서 땅속 깊이 뿌리부터 내린다. 기초부터 다진다는 이야기다. 나무는 또한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심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외부환경을 탓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더구나 갈등의 소재를 제공하는 칡과 등나무는 연리지(連理枝)처럼 서로 상생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어디 그뿐인가. 겨울이 되면 가진 걸 모두 버리고 앙상한 알몸으로 견디는 그 초연함에서, 아무리 힘이 들어도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그 한결같음에서, 평생 같은 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애꿏은 숙명을 받아들이는 그 의연함에서,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 마음 씀씀이에서 삶의 가치와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은 커다란 기쁨이었다.

매년 4월5일은 식목일이다. 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도록 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날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를 들어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자는 여론도 있다고 한다. 이즈음에 모든 사람들이 나무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식목일을 전후하여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명대사

​"너에게 더 줄게 있으면 좋겠는데...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늙어 버린 나무 밑동밖에 안 남았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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