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예산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 충청북도의회 이병하 전문의원

“충북에서는 주민참여 방식의 하나로 도민이 도 홈페이지나 방문, 우편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필요한 정책 개선 및 제안을 하는 ‘도민제안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충북에 주민참여예산제가 도입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실제 채택된 도민제안사업은 2018년 1건, 2020년 1건으로, 단 2건에 불과합니다. ” -충북도의회 허창원 의원 5분자유발언 내용 중(2021. 6. 8.)-

가까운 대전시의 경우, 공모방식으로 진행한 시민제안사업에서 2020년 단 일 년 동안 총 1,507건이 제출되고, 이중 216건이 채택되어 올 해 예산에 반영되었습니다. 도민제안사업 건수만으로 비교해 보면, 충북의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성적표는 너무 초라합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말 그대로, 행정이 도맡았던 지자체의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제도로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2011년 전국 지자체에 도입되었으니까 벌써 10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더욱이 문제인 정부는 주민참여예산제 강화를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기까지 했구요.

그럼에도 우리 충북에서는 참여예산제가 도민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에는 분명히 도의 소극적 행정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참여예산제에 대한 도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충청북도가 개선했으면 하는 방안 몇 가지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첫째, 현재 도에서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6개 분과에 각 10명씩 총 60명으로 구성돼 도 예산 및 도민제안사업 등에 대해 심의자문하는 기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 위원회 위원들 중 공개모집 비율은 20% 수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자치단체장 및 고위 공무원이 추천하고 있어 자발적 의사로 활동하고픈 도민의 참여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에 공개모집 비율을 최소 35% 이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공개모집 시 성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 다양성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아는 만큼 관심이 생기고,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에 참여예산제에 대한 적극적 홍보 및 온, 오프라인 방식의 도민예산학교(기본, 심화과정 등)의 상시 운영체계 마련이 필요합니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 선발 자격 조건으로 예산학교 수료 여부를 제시한 지자체도 있듯, 예산의 운용, 심사 방법 등에 대한 도민과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 대상 교육은 중장기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 충북의 도민제안사업 접수 건수가 적은 원인에는, 정책 및 사업 아이디어는 있는데 이를 제안서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다소 어렵거나 작성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제안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을 맨투맨으로 도와주는 행정인력이나 민간 컨설팅단을 구성활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도 도입 후 10년이 지났지만, 도 차원의 제대로 된 평가가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지역사회 안착을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체계가 마련시행되고, 이를 다음 연도 계획에 반영하는 선순환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밥상은 차려줘도 억지로 밥을 먹일 수는 없다.’

충청북도가 만약 위에서 제시한 대로 혹은 그 이상의 개선 노력을 한다 해도 이는 딱 밥상을 맛있게 차려주는 것, 거기까지 입니다.

주민참여예산제가 지역사회에 제대로 안착될 수 있기 위해서는, 밥상을 받은 우리가 스스로 차려진 밥을 먹어야 합니다.

즉 도의 구성원인 우리가 주민참여예산제에 관심을 갖고 예산학교 위원회 위원 선발 도민제안사업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나아가 충청북도의 제도 운영에 대해서도 쓴소리, 단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