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니트(NEET)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 충북연구원 최 은 희 연구위원

최근 몇 년간 각 지자체가 청년정책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요즘 가장 핫한 정책대상은 청년인 것이 분명하다. 청년은 청년기본법상 19세 이상 34세 이하이지만 지역별 조례에 규정된 청년 연령은 다르다. 청년이 귀한 지역이어서일까? 아니면 100세 시대라서일까? 일부 지역은 49세까지로 규정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청년들과 달리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청년들이 있다. 소위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에 속하는 청년들이다. 혹자는 일이던, 교육이던, 훈련이던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인데 굳이 노동시장, 직업훈련기관, 교육체계 속으로 편입시켜야할 이유가 있느냐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자발적인 차원에서 니트가 된 청년들도 있으나 비자발적이고 결과론적으로 니트가 된 이들도 존재한다. 즉 고부가가치형 노동수요 증가, 경기 후퇴에 따른 채용 감소, 경력직 채용 같은 노동시장 구조변화 때문에, 학교에서 받은 교육과 직업교육의 불일치로 직업경로 이행이 원활하지 않아서, 교육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자기실현 기회를 잃어서 니트가 된 청년들도 있다.

OECD는 청년 니트를 15-29세의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중 학생이 아닌 자를 기준으로 2019년 OECD 평균 12.8%라고 발표하였다. 매우 범주가 넓다. 우리나라는 법률적으로 정한 기준은 없다. 올해 7월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 미취업기간 ‘그냥 보냈다’를 니트의 속성으로 보고 미취업 청년층의 24.9%(작년 동기간 23.9%)가 해당된다고 제시하였다. 이와 달리 한국경제연구원(2020)은 15-29세, 미혼,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을 기준으로 청년 니트를 4.9%라고 제시하였다. 통계청과 한국경제연구원은 혼인여부에 차이가 있다. 이처럼 청년 니트 규모를 제시한 각각의 통계는 연령만 동일하고 혼인 여부, 속성에 차이가 있어 청년 니트의 규모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합의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먼저, 연령은 15-29세로 위의 3가지 통계에서 동일하였으나 다소 상향조정이 필요하다. 15-29세는 청년기본법 및 지역의 조례와도 연령상 부합하지 않아 20-34세 또는 20-39세가 적절해 보인다. 발달단계상 15~19세는 청소년기이며 성인기의 발달과업과 차이가 있고, 중졸자의 고교 진학률이 99.5%인 점을 고려할 때 직장보다 학교에 소속되거나 학업 중인 나이이다. 따라서 고교 졸업 이후(20세)를 청년으로 보는 것이 지역의 청년정책 설계시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둘째, 비경제활동 상태 중 OECD 기준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실업자를 제외하는 것이 적절하다. 실업자는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으로 취업 의지가 있어 실업정책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 니트는 ‘취업 의지가 없고’ ,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 청년이기에 속성이 차이가 있어 실업정책 이상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므로 실업 청년과 니트 청년은 구분되어야 한다.

셋째, 미혼자만 포함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경제활동인구와 청년실업률 같은 통계의 경우 결혼 여부가 기준이 되지 않으며 청년기본법, 청년조례 등에서도 결혼 여부를 명시하지 않으므로 굳이 미혼과 기혼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기혼자가 취업 의지가 없고, 일자리를 원하지 않을 경우 가족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혼 청년보다 더 클 것이므로 기혼자를 포함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넷째, 연령, 실업자 포함 여부 및 결혼 여부 외에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은 ‘기간’이다. 즉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취업 의지가 없고’,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 상태이어야 니트로 정의할 수 있는가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와 지역별고용조사를 활용할 경우 ‘지난주 쉬었음’과 함께 ‘일자리 그만둔 시기’와 ‘일자리 경험 없음’ 문항을 보완하여 니트를 추계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난주 일할 의사가 없고’, ‘쉬었다’는 응답만으로는 청년 니트를 과도하게 추계할 수 있다. 따라서 1년 이상, 또는 3년 이상과 같은 합의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정책을 설계할 때 가장 기본요소는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이다. 청년 니트는 청년 실업자보다 ‘취업 의지가 없다’는 점으로 볼 때 한 걸음 더 들어간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적확(的確)한 정책설계로 효과성을 발휘하기 위해 청년 니트 기준을 먼저 설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