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와 통계를 통해 살펴본 아동학대 관련 소고

▲ 충청북도의회 전문의원이병하

아동학대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힘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는 가장 파렴치하며 반인륜적인 행태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사회악(社會惡)이다.

지난해 6월 천안의 가방학대 사망사건, 같은 해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 이모부에 의한 10살 아동 살해사건, 친모의 방치에 의한 3살 아이 사망사건 등 이젠 단순한 학대를 넘어 아동살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복지부 통계를 보면,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수가 2018년 28명이었던 것이 2019년 42명, 2020년 43명으로 늘어났다.

또한 존속(부모 또는 부모와 동등 이상의 항렬에 속하는 혈족)에 의한 아동학대도 점점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핵가족화, 코로나19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부작용을 꼽는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 조사를 받던 여중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가해자인 계부와 피해자를 분리만 제대로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 성범죄 피해 신고 후에도 가해자인 계부와 단 둘이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현행 제도와 이를 묵인내지 용인한 정부, 국회가 유죄일 수밖에 없다.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올해 7월1일부터는 1년 이내에 2회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에 대하여 현장조사 과정에서 학대피해가 강하게 의심되고 재학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현장조사 과정에서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에게 답변을 거부ㆍ기피 또는 거짓 답변을 하게 하거나 그 답변을 방해한 경우 학대가해자와 아동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재대로 분리원칙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요즘은 아동에 대한 정서학대도 급증하고 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사례 유형 중 신체학대, 성학대, 방임 등은 다소 감소한 반면, 정서학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19.2%에서 2020년 28.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코로나19에 의한 집콕 생활의 장기화, 양육 스트레스를 꼽는다.

그리고,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사후관리이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재학대 사례 발생 비율이 12%에 이른다. 특히 재학대 사례의 95%가 타인이 아닌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 자라야 한다’는 가정 하에, 존속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일정기간의 분리, 형식적인 가해자교육 이후 곧바로 가정 복귀를 용인해 온 행태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

아동학대 및 아동살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사례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고 이에 해결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지원에 있어서도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