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1월 26일 아침 풍경이다. 영하 10가 되는 추운 날씨였다. 집에서 청주 나오는 시내버스 창가 너머로 남일면 버스 승강장에 어르신 4분이 목도리와 두꺼운 옷으로 온몸을 싸매고 앉아 계신다. 앉아 계신 주위는 공공행정용 쓰레기 봉투와 집게 등이 있는걸로 보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어르신으로 보인다.

언급하고자 하는 바는 그 추운날 아침에 어르신들이 이렇게 계셔야 하는가다. 혹한기나 혹서기에 야외활동을 자제 하라는 보건복지부 일자리사업지침은 있지만 지침에는 ‘참여자 보호 및 안전관리’ 라는 내용에 온도 등 구체적인 활동안전에 대한 내용은 없다.

또다른 현장이다. 학교앞 횡단보도에 어르신들이 수 신호를 하고 계신다. 그저 보아도 고령인 어르신들이 홀로 서 있기도 힘든 상황들이 목격된다. 빨간불인 경우 수 신호를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서서 활동을 하신다 하지만 파란불인 경우 잠시 앉을 곳이 없다. 바라 보는 내내 내가 민망함을 지울 수 없다.

육거리로 가보자. 육거리는 특히나 어르신들이 많이 운집한 곳이다. 버스 승강장마다 오가는 어르신들이 북적인다. 날이 뜨거울 때,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미세먼지가 많을 때 ... 이분들을 보호할 곳이 없다. 버스승강장 인구가 유독 많은 육거리 만이라도 기존 승강장의 획일적인 크기를 벗어나 두세배정도로 햇볕과 비가림 정도는 피하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버스 이야기도 해보자. 가덕에 살면서 버스를 타고 청주로 나온다. 오전 10시 전후로는 미원에서 청주행 버스가 어른신들로 북적인다. 병원 가시는 분, 시장에 물건 팔러 가시는 분,... 오후 3시 전후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분들이 많으시다.

몇 번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안한 바와 같이 어르신들이 집중적으로 승하차가 있는 시간대에 저상버스를 운영함으로서 승하차시 관절부담을 줄여 드리면 어떨까, 최소한 좌석버스를 집중 배차해서 그 긴 시간 동안 앉아서라도 가시게 하면 어떨까.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배려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다. 위에서 언급한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 몇 가지가 다가 아니다. 장애인분, 임산부, 아동청소년, 다문화 가족, 이주노동자 등등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꼼꼼한 정책들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러면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바꿀것인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침이 없다고 방관하는 자세가 아닌 ‘사람 중심의’ ‘참여자 중심의’ 복지행정을 하는 지방정부, 복지현장의 디테일이 요구된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요즘 이슈가 무엇인가라고. 이슈는 언론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사회 곳곳에 숨겨진 문제들을 하나씩 거론하고 바꾸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이슈가 된다. 필자는 “행동하는”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지방정부, 복지현장, 일반시민들 모두가 우리 주위를 살피자.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꾸어 갈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행동을 모색하자.

시골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청소년들을 볼때마다 난 늘 행복하다. 세상은 아직도 좋은 에너지가 넘침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거창하기 보다는 일상적인 배려를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