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가 MZ세대에게 올리는 글

▲ 김 현 진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극구 부정하지만, 기성세대가 된 모양이다. 친구들과의 수다에서 매번 빠지지 않는 주제가 세대 간의 차이에 대한 것임을 보면.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기성세대인 건 인정하고 문화적 수용성이 커서 MZ세대와도 충분히 교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가끔 이해못할 일이 있기도 하다.

MZ들과 잘 지내보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MBTI도 화제로 꺼내보지만 정확한 유형을 모르며 이야기하려니 그 주제도 별반 효과는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샛별 교수가 쓴 ‘문화사회학으로 바라본 한국의 세대 연대기’에 보면 세대를 크게 기성세대와 신세대로 나누는 데 이 분류에 의하면 X세대인 난 MZ세대와 함께 아직 신세대에 속한다. 그러니 고집을 부려보자. 아직 괜찮다고.

사실 세대 관련 연구에서 세대의 구분은 불가피하게 ‘임의성’을 띄며 학자들이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는 이분법적 구분이고, 상징적 경계와 구별 짓기를 통해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사회적․역사적 과정에서의 공통된 위치와 특정 사건․사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겨난 공통의 정체성과 유대감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니 세대 연구에서 세대는 매우 주관적 의식 측면이 강조된다.

지금 이 시대의 세대는 5~60대를 지칭하는 베이비붐 세대, 586세대 등이 있고 2~30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등이 있다. 이 글의 독자층은 대체로 586세대일 가능성이 크므로 88만 원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앞서 말한 자료에서 최교수는 88만 원 세대(1980년~1992년생)에 대해 이 세대는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와 태생적 글로벌리스트이며 인생의 목표는 즐겁게 사는 것,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확실한 실용주의파, “내가 제일 중요해” 권위를 거부하는 평등주의자들로 특징을 설명한다. 태어날 때부터 경제적으로 풍족했고 탈권위화 된 사회에서 한층 자유롭고 평등한 분위기에서 성장한 덕이다.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를 배우고 해외 경험 및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을 것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1982년생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MZ세대로 칭한다. 물론, 이들 사이에도 세대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다양한 세대가 일하는 조직에서 세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 CEO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MZ세대와 교류하기도 하고, 후배가 선배를 코칭하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등이 대표적이다.

대체로 듣기에 조직에서 일하는 MZ세대의 고유 특성은 근무시간 이후 회식 자리를 거부하고, 공식 업무 시간과 사적인 시간의 철저한 분리, 조직의 공동목표 이상으로 개인 목표를 중시하고,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위계 문화 내에서 적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세대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의 고유 특성을 이해하고 다른 세대와 동화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서로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기성세대와 함께 MZ세대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각 세대 특유의 문화를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려는 문화적 상대주의에 대한 노력 말이다.

이 모든 것이 사회복지조직에 적용된다고 보지만 우리 조직은 하나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의 일은 개인의 특성을 넘어 공공선에 기여하는 일이므로 사회를 위해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준비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대상자들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여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은 세대를 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굳이 세대를 나누지 말고 생각의 차이를 가진 이들을 존중하자. 나도 한때는 이해 안되는 X세대 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