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틀림
 

                                                                                김영석 (율량사천동주민자치위원장)

▲ 김영석 (율량사천동주민자치위원장)

우리는 현재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손으로 뽑아준 그들의 행태가 믿음과 신뢰가 아닌 불신으로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소속 당의 뜻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 일 것입니다. 즉, 다름이 아닌 틀림의 정치로 일관하기 때문이지요.

다름의 사전적 용어는 별다른 것, 다른 것과 구별되는 점이라 정의되고 있습니다.
반면 틀림의 사전적 용어는 서로 어그러져 맞지 않음, 바른 점에서 어긋남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름은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틀림은 갈등만 존재할 뿐입니다.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사안에 따라서는 여야의 합의점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틀림의 정치를 하다 보니 항상 싸움하는 모습만 보일뿐입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국민들의 심부름꾼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심부름꾼이라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의 방향이 가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에서 국민은 철저히 외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안타깝게도 외면당함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래왔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런 생각들이 우리나라의 정치를 이 모양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정치라는 큰 틀의 논평이 아닙니다.
31년간 일해 왔기에 나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복지 분야도 정치인들의 그것과 별로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소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이론적 무장과정에서 배운, 사회복지의 가치와 존재이유, 그리고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라면 누구나 실천하고 있다는 사례관리, 네트워크를 논함에 있어 발생하는, NATO(No Action Talking Only) 현상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취지의 이야기입니다. 즉, 행동하지 않고 말만 하는 분위기를 고쳐보자는 것입니다.

나와 뜻이 맞지 않으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분위기, 남이 좀 앞서나가면 무조건 끌어내리려 하는 분위기가 사회복지 현장에 만연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반성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바로 틀림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는 정치권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침 튀기며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철저하게 비밀보장의 틀에 묶어두는 사회복지 종사자 ...

기부와 자원봉사의 필요성을 열정적으로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기부와 봉사의 경험에서 자유로운 사회복지 종사자...

지역복지 강의시간에 그토록 사회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연구실에서 정년을 맞는 교수 ...

나도 사회복지 전공자라며 민간기관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꼼짝 못하게 옥죄는 공무원...

대한민국의 복지정책은 내 손에 있다고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강연하면서 정작 자신은 그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권 넘나드는 교수들...

이 모습이 현재의 사회복지 현실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가면 쓰지 말고 인정할 것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합시다.

사회복지 종사자 명함 건네고 상대방이 건네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영혼 없는 인사말에 만족하지 말고, 우리의 전문가로서의 권위 단단하게 뭉쳐 우리 스스로 찾읍시다.

보수교육 강의를 다니면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의 반응에 여러 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천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의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놀라움, 내 영역이 아니면 동료가 무슨 일을 당하든 관계 맺지 않으려 하는 놀라움, 사회복지사협회 연회비 5만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필요 없다 생각하는 놀라움, 그러면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례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다니는 놀라움.....

이제 누가 변화시켜주기 전에 우리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종사자의 처우개선이 수십 년 선거 공약용으로 회자되고 있는 것이 정치권의 잘못입니까? 아니면 우리 스스로에게 잘못이 있는 것입니까?

힘이 없으니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뭉쳐야 합니다. 모래성이라는 사회복지 조직이 단단한 진흙으로 뭉쳐질 때 그때 가서야 정치권의 이용물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말만하고 행동하지 않는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이제 탈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