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볼 일

                                                                                충북도청 노인장애인과  이상종

▲ 충북도청 노인장애인과 이상종

길을 가다가 한 번쯤 뒤돌아볼 일이 있다. 그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아주 괜찮은 옷맵시를 하고 있는 사람은 보면 무심한 척하다가 다시 뒤돌아보게 된다. 또는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 지나갈 때도 있다. 간혹 어깨를 부딪쳐 기분이 상하게 되었을 때도 그렇다. 뭔가에 신경을 잔뜩 쓰고 있다가 뭔가를 놓쳤을 때도 뒤돌아가서 볼일을 봐야 할 때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사람들도 뒤돌아볼 것이다. 내가 보듯 누구도 혹 나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다시 본다는 것은 그것도 괜찮은 이유라면 기분 좋아질 일이다.

그냥 스치는 무관심의 대상보다는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나에게서 뭔가 끌리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무관심보다는 존재감이 더 낫다. 외로움은 무관심한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틈에 끼어 있으려 하고 떠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생각대로만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남 시선을 너무 의식하게 되거나 관심을 받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쓸수록 피곤도 같이 있었다. 자칫 입방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염려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과한 관심을 받는 것에 피로를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까이 있는 지인이든 멀리 모르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또는 보이는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었다. 다른 생각이 있었어도 마음을 숨기고 강한 사람의 대세를 따라 무난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유행을 따르는 것이 영 내키지 않지만 일단 긴 줄을 따라서 오고 있었다.

아주 예전에 한창 지하철 벽에 즉석 복권을 긁는 모습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계속 따라갔는데 지하철 승차권을 사는 줄이었다. 바로 코앞만 보고 가다가 내 길이 아닌 길을 가게 된 것이다.

남을 관심을 얻으려고 했던 시간과 노력보다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후회할 일을 생겼을 때는 즉시 과거를 소환하여 낱낱이 분석하지만 늘 일상은 코앞만 보고 왔었다. 결과를 내놓으라고 다그침을 당했다고 하지만 결과를 잘 보여주려고 스스로 많이 다그쳤다. 결과에 집착할수록 결과에 영향이 있는 관계만 보게 되었고 정작 그 길의 끝이 어디인지는 알지 못했다.

내가 여기까지 안착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관계와 배려의 결과이다. 잠시 지난 온 길을 돌이켜보건대 인연은 다 소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