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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것이 옳은가
최인석 기자  |  nh8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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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30  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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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것이 옳은가

 

 

 

 

 

 

   
▲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현진 교수

청주지역에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는 4개 기관(청주시사회복지협의회, 청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청주복지재단(365 두드림 포털 사업), 청주행복네트워크)의 유사사업 논란에 대해 진단하고 앞으로 네트워크 사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한 기초 연구 결과보고회가 18일에 있었다.

책임연구원으로서 연구의 시작은 ‘네트워크는 중복되는가, 중복된다면 무엇이 중복인가, 중복이 문제라면 꼭 하나의 네트워크가 모든 일을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현장에서 네트워크는 실천 수단이자 목적이 된다. 대체로 네트워크는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심지어 협약기관 수가 많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협약기관 수가 많은 것이 교류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2000년대 중반 지역사회복지가 활성화된 이후 협의조정 역할을 하는 다양한 사회복지 기관이 생겨났고, 물리적 인프라가 안정된 후에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통합사례관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은 이러한 민간의 통합사례관리 기능이 공공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민간 기관의 역할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통합사례관리 네트워크 지원기관으로서 문제의 발단이 된 청주행복네트워크는 보건복지부의 관련 사업 매뉴얼에도 우수사업으로 등장할 정도로 일을 잘하는 곳이다. 여러 고난에도 당초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고 위기사례 중심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오고 있는 것은 최초 기획자인 천주교 청주교구와 통합 이전 청원군, 통합 이후 청주시의 지원 덕분이다. 그래서 우리 지역은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가 있을 때 행복네트워크를 통해 자원을 모으고 함께 노력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행복네트워크와 더불어 거점사례관리사업 등 유사사업이 수행되면서 중복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행복네트워크의 시작이 노인복지 중심이었기 때문인지 연구결과도 노인복지 기관에서, 직위가 높을수록 네트워크 중복으로 인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네트워크 필요성을 의심치는 않으나 왜 다른 지역과 다르게 우리 지역에서 ‘중복’에 대한 의견이 제시된 것인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네트워크가 담당하고 감내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자세한 인지 없이 단순히 기능 중복, 네트워크 참여기관의 중복만을 이야기한 것으로 추론이 가능했다. 물론, 연구의 객관적 결과는 앞으로 시협의회를 통해 발간되는 연구보고서에 실릴 것이다.

이 글은 연구자로서 연구 이후 남는 아쉬움을 기록해 보고자 시작하였다. 그래서 연구결과를 보고하던 자리에서 지적된 날카로움도 상기한다. 설왕설래 되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연구에 아쉬움을 표하며 우리 지역의 네트워크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이 없어 아쉽다는 의견을 들을 때는 뭔가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연구자는 익히 알았지만, 지적하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려 했던 나태함에 울린 경종 같았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아쉬움이 없도록 폭넓게 접근해보리라.

연구를 하면서 네트워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의견이 많이 정리되었다. 네트워크는 목적이 달성되면 해체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동하고 또 해체하는 유연함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해체’가 기존 네트워크 사업이 가진 자원을 모두 손실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체나 통합으로 인해 볼 수 있는 효과는 기껏해야 지원되는 예산의 절감뿐이지만 그를 통해 보는 손실은 네트워크 기관과 담당자들이 십수 년에 걸쳐 쌓아온 자원과 노하우를 잃는 것이다. 이후 우리가 그 자원을 얻으려면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중요한 자원을 우리 동네 사람들만 모르는 것은 아닌지, 무엇을 위한 네트워크 통합논의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족 한마디. 연구결과 보고회가 있던 날, 참석 여부를 타진해 여러 차례 일정을 조정했음에도 네트워크 존립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원님들의 불참은 많이 아쉬웠다. 우린 그날 그들의 자리를 비워둔 채 보고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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