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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내가 알아서
최인석 기자  |  nh8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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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28  1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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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은 내가 알아서

 

맨날 “알아서 하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알아서 못하는 어중간한 나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김규철 교수

나는 재능 있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도 믿지 않는다. 살아오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못된 짓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들을 경계한다. 그런데 어중간한 나로서는 그게 쉽지 않다. 나처럼 어중간한 사람의 특징이 ‘내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실제로 알아서 해결하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에게 당한다. 맨날 다짐하고, 맨날 후회한다. 또 다짐하고 또 후회한다. 뭐가 문제일까?

프로야구 선수의 등급을 타율로 말할 수 있다. 4할, 3할, 2할, 1할 대 타율이다. 타율이 4할이라면 10번에 4번 성공(안타이상을 쳤다)했다는 말이고, 3할이라면 10번에 3번 성공, 2할이라면 10번에 2번 성공, 1할이라면 10번에 겨우 1번 성공하였다는 말이다.

4할 대의 타율을 유지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10번에 6번이나 실패하지만 그들은 슈퍼스타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단 1명 있었다. 백인천이다. 그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시즌타율 4할1푼2리였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에는 1명도 없다. 미국에서도 1941년 ‘테드 윌리엄스’가 4할을 친 것이 유일하다. 세계 프로야구역사상 2명밖에 없다. 그러니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4할 대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3할 대 타율을 유지하면 어디서든 중요한 선수가 된다. 한·미·일 프로야구의 엄청난 몸값은 모두 이 선수들 차지다. 수위타자, 슈퍼스타가 여기서 나온다. 대략 25%의 선수가 속해있다. 그들은 10번에 3번 성공하여 살아남는 선수들이다. 10번에 7번이나 실패했는데도 최고로 인정받는다. 3할 타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미래는 밝다.

2할 정도의 타율을 유지하면 어느 팀에서건 제몫을 해내는 선수들이다. 프로선수들의 50% 정도가 해당된다. 10번에 8번이나 실패하는데도 프로선수로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한다. 그들은 3할 타율을 꿈꾸는 노력하는 선수들이다. 앞으로 스타가 될 선수들이고 말할 수 있다. 동시에 어중간한 선수들이다. 일반인으로 치면 대부분의 어중간한 보통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1할 정도의 타율에 머무는 선수는 기본적으로 아직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대략 25%가 해당된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기본을 더 갖추고 더 노력해야 주전선수가 될 수 있다. 현재도 불안하고, 미래도 보장이 없다. 이 그룹의 선수들은 유망주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아직 ‘어중간한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이다.

25%(3할)의 상위권과 25%(1할)의 하위권의 문제는 일단 접어두자. 내가 주목하는 선수층은 50%를 차지하는 2할 대의 중위권 선수층이다. 달리말해서 어중간한 선수들이다. 나는 어중간한 2할 대 선수들을 응원한다. 그들은 10번에 8번이나 실패하고 2번 성공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3할 대 타율이 되기 위해 실패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꿈꾸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그들도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도 그들처럼 2할 대에 속하는 어중간한 보통사람이다. 아마 당신도 그럴 것이다.

나처럼 어중간한 사람은 애매하다. 지금 현재 충분히 제몫을 해내고 있고, 지금 현재 번듯한 직장이 있으니 새롭게 도전하기도, 포기하기도 애매하다. 괜히 어설프게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에게? 너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어?”라는 핀잔을 들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실패하면 오히려 도전 의지를 꺾어버려 부담으로 남을지 몰라서다. 이런 심리는 연차가 늘어날수록 더 심해진다. 그렇게 실패하기를 포기하고, 실패하지 않으려 애쓰다가 보면 조금씩 밀려나게 되고 결국 하위권으로 밀려난다. 아직 턱없이 젊은데.

실패하는 사람들의 진짜 특징은 실패에 대한 핑계가 많다는 것이다. 환경이 어떻고, 조직, 상사, 부하, 동료 급기야는 거래처 파트너가 어떻고 등 핑계, 핑계, 핑계… 핑계만 댄다. 모든 실패 원인을 환경 탓으로 돌린다.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거의 모든 환경도, 조직도, 상사도, 부하도, 동료도, 거래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아무리 굳센 의지를 다져도 세상은 내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다. 아니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마음’ 뿐이다. 내 마음을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좋은 쪽으로 마음먹으면 좋은 쪽으로 바뀌고, 나쁜 쪽으로 마음먹으면 나쁜 쪽으로 바뀐다. 당연하다. 어중간함을 벗어나고 싶다면 내 마음을 바꾸고 ‘실패하기’를 꾸준히 시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남의 눈치 백날 봐 본들 소용없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얼마 안 있어 내가 멈춰있다는 것이 들통 난다. 들통 나면? 밀려난다. 사람들은 관심 없는 것 같지만 언제나 나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다.

참, 내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세상은 관심이 없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없어지든, 존재하든 세상은 불편하지 않다. 세상은 나 없어도 정말 잘 돌아간다. 나만 내 인생에 관심 둘 뿐이고, 나만 내 인생이 불편할 뿐이며, 나만 내 인생이 힘들뿐이다. 어떤가? 새로운 실패하기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어중간한 인생에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 3할 타율의 인생으로 가보기로 마음먹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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