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을 말해야

사람들은 내 말의 가치를 겨우 안다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김규철 교수

절권도의 창시자 이소룡이 말했다. “나는 만 가지 발차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반복한 사람은 두렵다.” 한 가지 킥을 만 번 하면 그야말로 어떤 상대, 어떤 장소, 어떤 때,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킥을 날릴 수 있다. 거의 자동화되어 누구에게도 결코 질 수 없는 고수가 된다. 반복의 힘이다. 그래서 반복은 모든 기술의 기본이고, 능력의 기본이다. 어떤 경우에도 반복 없이 기본을 다지는 방법은 없다.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예외는 없다. 나아가 반복만큼 나의 뜻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좋은 도구도 없다.

그러나 기본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기본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기본 알기를 그저 초보자들이나 하는 기초 정도로 폄훼한다. 그래서 연차가 많아질수록 고수에 걸맞게 현란한 발차기를 익히려고 노력한다. 기본은 무시된다.

반복은 내가 어떤 일을 숙련하는 데도 힘을 발휘하지만, 어떤 말을 내가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도 힘을 발휘한다. 어느 쪽이든 반복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1885년 토마스 스미스(Thomas Smith)는 광고의 반복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광고의 반복 효과에 대해 말했지만, 오늘 내가 하는 말의 반복 효과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무리가 없다.

처음으로 광고를 본 사람은 그것을 보고도 보지 못한다.

두 번째 본 사람은 그것을 주목하지 않는다.

세 번째 본 사람은 그 존재를 인식한다.

네 번째 본 사람은 전에 본 적이 있음을 희미하게 기억한다.

다섯 번째 본 사람은 그 광고를 읽는다.

여섯 번째 본 사람은 그 광고를 비웃는다.

일곱 번째 본 사람은 귀찮아한다.

여덟 번째 본 사람은 그 광고를 욕한다.

아홉 번째 본 사람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한다.

열 번째 본 사람은 혹시 이웃이 구입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열한 번째 본 사람은 광고비를 빼고 나면 광고주에게 뭐가 남는지 궁금해한다.

열두 번째 본 사람은 그것도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세 번째 보면 그 제품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열네 번째 보면 자신이 오랫동안 그 제품을 갖고 싶어 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열다섯 번째 보면 그것을 살 여유가 없어 애가 탄다.

열여섯 번째 보면 언젠가는 그것을 사야겠다고 생각한다.

열일곱 번째 보면 그것을 메모까지 한다.

열여덟 번째 보면 자신의 가난을 한탄한다.

열아홉 번째 보면 자신의 돈을 주의 깊게 센다.

스무 번째 보면 그것을 사거나 그의 아내에게 사라고 한다.

즉, 처음 내가 어떤 말을 하면 상대방은 듣고도 듣지 못하고, 두 번을 말해도 주목하지 않으며, 세 번쯤 말하면 겨우 ‘네가 무슨 말을 하는구나’하며 어렴풋이 인식한다. 네 번 말하면 나의 말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다섯 번 말하면 나의 말들 듣는다. 여섯 번 말하면 나의 말을 비웃는다. 무려 열세 번쯤 말하면 상대방은 겨우 나의 말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열여섯 번 들으면 나의 말을 믿고 따라야겠다고 생각하고, 스무 번 들으면 나의 말을 따르거나, 주위 사람에게까지 권유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우리는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들어준다”고 투덜대지만, 남의 말을 안 듣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한번 말했는데, 상대방이 알아듣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한 번만 말하고도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상대방을 탓한다. 그렇게 실패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수많은 명언이 있다. 그들의 말을 너무 믿지 마라. 명언 속엔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가 성공하기 전에 했던 ‘과정의 행동’을 모방해라. 모방은 반복해야 한다. 반복을 통해 기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공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탄탄한 기본으로 성취한 필연이다. 모방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과만 쫓으면 허무한 모래성을 애써 쌓는 것과 같다. 성공한 사람들의 수많은 명언이 별 도움이 안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상을 위해, 나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반복해서 말해야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반복해서 익혀야 하고, 들어야 할 말이라면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반복해서 말하고, 익히고, 듣는 것은 기회를 잡기 위한 필연의 과정이고, 성공에 이르는 필연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창의적인 빅 아이디어는 문제에 대해 당신의 생각을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한 결과’다. 무엇이든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는 힘이 창의력이고,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는 행위가 창의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는 마음이 창의성이다. 나아가 고치고 또 고치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바로 최고의 창작자다. 바로 그가 모든 아이디어를 가진 천재이다.

일반적으로 (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8% 정도이다. 쉽지 않다. 결심한 사람들의 25%는 1주일 안에 포기하고, 30%는 2주일 안에 포기하고, 한 달이 지나면 50%가 포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8%가 마지막까지 성공한다고 한다. 반복이 성공의 습관을 만든다. 비관은 맛도 없고 몸에도 나쁜 것이다. 비관을 반복하지 마라. 쾌락은 맛은 좋아도 몸에는 나쁜 것이다. 쾌락도 반복하지 마라. 성취는 맛은 없고 몸에는 좋은 것이다. 작은 성취를 반복해라. 무엇이든 반복하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행복이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다.

참, 당신의 말을 듣지 않아도 세상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