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올해로 끝?

▲ 충청북도곰두리체육관 관장 안 종 태

정부(교육부)가 9월 4일 국회에 제출한 2025년 고교 무상교육 정부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14조(고교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대한 특례규정)의 효력 만료를 근거로 99.4% 삭감 편성하면서 국회가 날선 공방으로 시끄럽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 정부 예산 삭감에 대해 교육부 예산 편성 관련 법적 근거인 고교 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대한 특례규정 효력이 올해 12월 31일 만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야당은 대책 없는 일방적인 삭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런 논란의 중심이 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특례규정은 지난 2019년 고등학생들이 부담하던 입학금, 수업료, 학교 운영지원비, 교과서 구입비 등을 2024년까지 정부가 일부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이는 2019년 고등학교 3학년으로 시작하여 2021년에는 1학년까지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고등학생 한 명당 연간 160만원에 달하는 학비 부담이 없어졌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고등학생들에게는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특례규정에 의거 전체 고등학교 무상교육비는 정부가 47.5%, 지방자치단체가 5%, 시도교육청이 47.5%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 특례 규정이 올해 말로 일몰되면 더 이상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내년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재정 부담을 질 의무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10조 2에 명시된 고교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구입비는 ‘무상으로 한다’(사립학교 제외)라는 규정을 근거로 중단없는 고교 무상교육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교육부의 발표처럼 내년 고교 무상교육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고교무상 교육 비용은 전액 교육청이 부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청이 안게 된 재정부담에 대해 교육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향후 지방교육재정과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회, 관계부처, 교육청과 함께 재원 조달을 협의하겠다는 내용으로 일괄하고 있다.

교육청이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고 고교 무상교육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여기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처럼 고교 무상교육이 축소되거나 중단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저소득층 가정일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소득층 가정이 고교 무상교육 도입 이전의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이 오면 고교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고교교육을 포기하는 등 교육 불평등의 사회적 문제로 심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게 되면 궁극적 미래 사회의 국가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기에 우리의 미래는 현재의 교육에 달려있다는 책임감이 정부와 국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 있다는 것에 함께 공감하여야 할 것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한 정부의 지원 연장 방식이든, 지방 교육 재정교부금 지원 방식이든 고교 무상교육의 중단없는 추진 의지가 같다는 것이다.

대립하고 있는 이러한 재정 분담 방식의 이견을 협력을 통해 대안 모색을 마련한다면 국민들이 우려하는 후퇴한 교육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끝으로 정부와 국회는 이번 고교 무상교육 교부금 분담 방식 문제 해결에서 더 나아가 프랑스와 독일처럼 교육의 선진화와 교육의 질 보장을 위한 고교 의무교육 도입을 위한 정책 담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보면 너무 성급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