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인 주간이용시설 확충, 더 나은 삶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

▲ 김애자(청주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 원장)

설레임으로 시작했던 2024년, 어느새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인 부모님들의 얼굴에 부쩍 근심이 가득하다. 이유는 올 12월 말로 입소 계약(5년) 만료를 앞두고 있기에 퇴소 이후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계신 보호자들은 누구보다도 하루 하루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청주시에는 11개소의 장애인주간이용센터가 있으며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보호와 돌봄, 치료와 교육, 사회적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이 낮 시간 동안 전문적인 돌봄을 받고, 사회적 활동과 치료를 통해 자립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시설의 이용자 입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계약 갱신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기를 하더라도 언제 이용하게 될지 모를 막연한 불안감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은 벌써부터 심리적·실질적 부담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이들의 권리와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뇌병변장애인들은 일상적인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뇌병변장애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최근 청주복지재단에서 연구한 「청주시 뇌병변장애인 주간이용시설 설치방안 연구」는 매우 필요한 연구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뇌병변장애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운동 능력이나 신체 기능에 제약을 받는 장애로 이들은 대부분 자립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워 부모나 보호자의 돌봄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나 이들은 대부분 낮 시간에 집에서 홀로 있게 되거나, 가족들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주간이용시설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낮 시간 동안 다양한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 사회적 활동을 제공하여 이들의 자립적인 삶을 도울 뿐만 아니라 부모나 보호자가 업무나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가정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뇌병변장애인 지원 조례는 현재 전국의 7개 지방자치단체에 제정되어 있으며, 2024년 현재 청주시는 뇌병변장애인 지원조례가 제정되어 있지 않으나 「장애인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조례」에 의거하여 장애인주간이용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 청주복지재단의「청주시 뇌병변장애인 주간이용시설 설치방안 연구」따르면 청주시 전체의 뇌병변장애인 수는 3,764명이나, 현재 청주시에서 주간이용시설을 이용 할 수 있는 뇌병변장애인의 수는 25명(0.66%) 뿐이다.

뇌병변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주간이용시설은 3개소(기본 대기 기간 평균 5~6년)이며 모두 청주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뇌병변장애인들이 청주시 전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용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뇌병변 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청주시 뇌병변장애인 주간이용시설 관계자 개별심층면접(전문가, 뇌병변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결과를 기반으로 나타난 시사점으로는 ➀뇌병변장애인 전담 주간이용시설, 특히 공공(중앙정부나 지차체 등) 설립 시설의 확대 ➁뇌병변장애인에게 적합한 공간확보 및 접근성 제고 ➂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및 개별 맞춤형 지원 ➃전담인력 및 전문인력 확보 ➄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물리치료나 재활치료 등이 가능한 치료 공간 및 의료인력 배치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기존의 장애인주간이용시설과 차별화된 청주시 뇌병변장애인 전담 주간이용시설 설치와 운영을 위해 ‘뇌병변장애인 친화적 공간 확보’, ‘담당 인력의 충분성, 전문성 강화 및 지속성 확보’, ‘뇌병변장애인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 확대와 평생교육 연계’, ‘지역사회 연계시스템 구축’ 및 ‘법적 근거마련’을 위한 후속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뇌병변장애인 주간이용시설의 설치는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며, 나아가 우리 사회가 더욱 포용적이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사회적 지원의 확대와 정책적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뇌병변장애인들이 자립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