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가 높아지는 나라를 꿈꾸며                      

                                                                                     황명구

2025년 세계행복보고서(WHR)에서 핀란드는 8년 연속으로 행복도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의 행복 점수는 7.736점으로, 경제적 안정성, 강력한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높은 건강 기대 수명, 삶의 자유, 관대함, 그리고 부패가 적은 사회 구조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행복지수 상위권은 북유럽 국가들이다. 덴마크 2위, 아이슬란드 3위, 스웨덴 4위이다. 이들 국가는 복지제도와 사회적 신뢰가 높게 평가된다. 반면 한국은 6.038점으로 58위이다. 이는 지난해 52위에서 6계단 하락한 것이다. 왜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것일까?

우선 높은 사회적 불평등이다. 소득격차와 남녀 임금 격차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 상위 20%와 하위 20% 소득 차이는 약 7배로 OECD 평균인 5.4배를 크게 상회한다. 이러한 불평등은 사회적 신뢰도 저하와 행복감 감소로 이어진다.

둘째는 한국인의 약 19%는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는 사회적 고립감과 높은 자살률 문제로 지적된다. 즉, 사회적 관계망의 부족으로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는 경제적 안정에도 불구하고 낮은 만족도이다. 한국은 높은 GDP와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국민의 경제 상황과 사회·정치적 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와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넷째는 문화적 요인으로 과도한 경쟁과 비교를 꼽는다. 학업, 직장, 외모 등 여러 측면에서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만연하다. 이는 개인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행복감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이다.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최하위이고,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이 두 가지 지표는 한국사회구조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며 행복지수 하락에 크게 이바지한다.

핀란드와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는 어떠한가. 우선 경제적 안정성과 높은 소득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에게는 균등한 기회 제공을 통해 삶의 질이 매우 높다. 국민 96%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다. 이것은 강력한 사회유대와 공동체 의식이 높다는 반증이다. 더불어 최고의 의료시스템과 건강한 생활환경으로 국민 기대 수명이 높고 94%가 자신이 원하는 삶의 형태를 선택 할 수 있는 자유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국민은 이타적 행동과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부패 수준이 매우 낮아 국민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북유럽 복지국가는 풍부한 자연환경과 보호정책으로 심리적 안정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만족도가 높아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교육, 의료, 주거 등 강력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시스템을 구축했기에 행복지수가 높은 것 같다. 물론 약점도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하고 연금 시스템에 대한 부담도 크다. 특히 글로벌 경제심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도 과제이다.

행복지수 발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 이념과 가치가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언제 북유럽 복지를 따라갈 수 있을지. 후손들에게는 어떤 행복을 안겨줄 수는 있을지. 최근의 정치·사회적 혼란상황을 보면서 희망이 있는 나라일까 의심이 든다.

그래도 믿어보자. 한국민의 저력과 사회복지인의 탄탄한 노력으로 후손들에게는 진짜 행복을 누리는 복지국가를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우리 사회복지인들은 가장 최일선에서 묵묵히 국민 행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안쓰럽지만 감사하다. 나름 행복도 하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기에.